스마트 교육이 교육계 화두로 떠올랐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우리 교실이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예산이 부족하고 교재 개발이 미비해 도입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스마트 교육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인상이다.
최근 만난 어느 교대 교수가 말한 일화다. 교원 연수과정 중에 교사를 대상으로 ‘스마트 교육하면 생각나는 것을 1분 안에 쓰시오’라고 즉석에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교사들이 저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전자칠판’ ‘디지털교과서’ 등의 답변을 내놨다. 대부분의 대답이 모두 스마트 기기이거나 교육 소프트웨어였다.
이 일화를 들려준 교수는 스마트 교육의 정의는 기기나 콘텐츠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스마트 교육의 핵심은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 교육의 ‘S’는 단순히 디지털화된 기기나 콘텐츠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Self)’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스마트 기술로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스마트 교육이다. 단순히 교실 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첨단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게 능사가 아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최신 IT 제품은 업그레이드되고, 이를 교사가 모두 소화할 수는 없다.
똑같은 기기와 똑같은 내용으로 교육하는 것도 스마트 교육이 지향하는 바가 아니다. 스마트 교육 시범학교 사례에서도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는 첨단 제품이 아니라 그 기기를 사용하는 교사와 학생의 자발성과 적극성이었다. 교육의 핵심 주체도 결국 교사와 학생,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바꾸면서 스마트 교육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 됐다. 이제 우리는 어떤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것인지를 두고 다툴 게 아니라 이를 활용할 교사와 학생에게 어떤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