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주관자, 뉴욕의 마술사, 지구에 잘못 태어난 외계인…. 모두 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니콜라 테슬라는 별명왕이었다. 세기의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1856년 7월 10일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났다.
테슬라는 현재 널리 쓰이는 교류 전력 시스템, 전기 모터, 무선 통신 기술 등에서 화려한 업적을 남기며 현대 전자 문명의 기초를 닦았다. 25개국에서 272개의 특허를 획득한 세기의 발명가이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모컨, 모터, 형광등, 레이더 등은 모두 그가 고안했거나 그의 연구를 토대로 개발된 물건이다.
에디슨과의 ‘전류전쟁’은 그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1882년 테슬라는 에디슨 전화회사 파리지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비싼 발전시설과 전기료가 드는 직류보다 싸고 효율성이 높은 교류 시스템이 월등하다고 생각했다. 1884년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직류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에디슨과 사사건건 부딪혔다. 테슬라가 고안한 교류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됐다.
결국 1885년 에디슨과 결별하고 조지 웨스팅하우스에게 교류 장치 특허권을 팔았다. 전류전쟁이 시작되자 에디슨은 “교류 시스템이 사용되면 틀림없이 누군가가 죽을 것”이라며 위험성을 과장해 선전했다.
그러나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를 밝히는 전기 조명이 교류로 채택되고, 1895년 나이아가라 폭포에 세워진 최초의 수력발전소에도 교류 시스템이 적용됐다. 1903년에는 전 세계의 모든 발전소가 교류 전기를 생산했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가난한 발명가가 당대 최고의 발명왕을 이긴 셈이다.
테슬라의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다. 최근 각광받는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는 테슬라를 기리며 이름을 따왔다. 앨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 기념 박물관 건립에도 돈을 대고 있다. 자기장 세기를 나타내는 국제 단위 ‘테슬라(T)’도 그의 이름을 통째로 갖다 썼다.
사후에 이름이 빛나고 있지만 테슬라는 말년까지 호텔방을 전전하며 고독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943년 호텔방에서 86세를 나이로 쓸쓸히 세상을 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