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반도 핵무기 출현 반대…남북관계 개선희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출현에 반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핵 문제를 포함한 조선반도(한반도)의 유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국빈방문 중인 시 주석은 이날 서울대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중국은 (한)반도 남북 쌍방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적 통일이 최종적으로 실현되는 것을 지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한반도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말을 직접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또 ‘빙동삼척 비일일지한’(氷凍三尺 非一日之寒·세 척 얼음도 하루 추위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는 뜻)이라는 중국 옛 격언을 인용하면서 관련국간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유관 각측은 충분한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계속 적극적으로 대화와 접촉을 해 서로의 관심사를 배려하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보 프로세스 실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쌍방이 남북관계 개선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해야만 (한)반도 인민이 갈망하는 자주적, 평화적 통일의 염원이 실현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국 인민은 영원히 (한)반도 인민의 신뢰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최근 우경화 조짐을 보이는 일본을 겨냥한 듯 과거 일본의 침략에 대항한 한중 양국의 공조 역사도 강조했다.

그는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한중 양국은 항상 서로 도와주며 모든 고통을 함께 극복했다”며 “400년 전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양 국민은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쟁터로 같이 향했다”고 말했다.

또 “20세기 상반기에 일본 군국주의가 중·한 양국에 대해 야만적 침략전쟁을 강행, 한반도를 병탄하고 중국 국토 절반을 강점, 양국 모두 큰 고난을 겪었다”며 “대일(對日) 전쟁이 가장 치열했을 때 양국 인민은 생사를, 있는 힘을 다 바쳐 서로 도와줬다”고 회고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한중 수교 이후의 상황에 대해 “서로 핵심 관심사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편의를 배려했기 때문에 양국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동반자가 돼 양국 관계의 가장 좋은 시기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시 누각을 한 층 더 오르는 우리의 좋은 관계는 더 높은 층까지 올라서 있어 우리의 목표 역시 원대해져야 한다”며 “양국 국민이 국제 질서의 새 정세를 맞이해 공동 발전하는 동반자, 지역평화에 기여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아시아의 넓은 대륙과 바다가 우리 협력의 새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의 발전에 대해 일각에서는 발전된 중국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을 매서운 악마로 형용했다”며 “이런 생각은 옳지 않다. 진리는 객관적으로 이런저런 유언비어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평화의 대국(大國) △협력을 추구하는 대국 △배우는 대국이 되겠다면서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고, 절대 다른 국가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자신을 발전시키지 않겠다. 우리는 바다처럼 넓은 흉금과 포용적인 태도를 경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그는 아시아 정책과 관련, 더 웅대한 아시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시아 각국이 개방된 문물 발전구도를 조성해 이익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중국이 창립을 제안한 아시아개발인프라은행(AIIB)에 다른 국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시 주석은 “협력 발전의 이념을 조장하고 국제관계에 있어 우리 이익에 옳은 관계를 실천해야 한다”며 “정치적으로는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경제적으로는 대세를 파악해 자기가 잘사는 동시에 남도 잘 살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 안정적인 발전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지역국가 공동으로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수호하자”고 강조, 지난 5월 자신이 발표한 ‘아시아 안전은 당연히 아시아 국가가 주도해 해결한다’는 내용의 ‘아시아 신안보관’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거듭 제기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