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는 저작권 침해다.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는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사진·영상 콘텐츠가 올라온다. 이중 다수의 콘텐츠가 원저작자나 출처가 표기되지 않고 불법으로 유통된다.
페이스북이 저작권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페이스북이 가진 ‘좋아요’라는 사용자 호감 표시 기능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의 ‘좋아요’를 받기 위해선 흥미롭거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진이나 영상을 끊임없이 올려야 한다. 이때 저작권이나 원작자 표기는 뒷전이 된다.
새로운 콘텐츠가 유통되는 페이지를 개설해 최대한 많은 사람의 ‘좋아요’를 받아 판을 키우고 광고를 넣는 일명 ‘라이크 이코노미’가 생겨난 원인이다. ‘좋아요’의 수가 곧 해당 페이지의 영향력을 나타낸다. 심지어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는 페이스북의 ‘좋아요’라 수백 개, 수천 개 단위로 금전거래되기도 한다.
긴 방송영상을 편집해 보여줬던 콘텐츠 큐레이팅 서비스 ‘피키캐스트’는 작년 저작권을 표기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돼 페이스북에 의해 삭제된 적도 있다. 피키캐스트나 ‘세웃동(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을 비롯한 다수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현재도 저작권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
‘라이크 이코노미’로 재미를 보고 있는 또 다른 콘텐츠는 음란물이다. 네티즌의 주목을 끌만한 자극적인 사진이나 선정적인 영상을 올려 ‘좋아요’ 수를 높인 뒤 성인물 전용 홈페이지나 성인용품 쇼핑몰로 연결한다.
‘좋아요’를 누르면 자동으로 친구관계를 맺은 모든 이에게 해당 콘텐츠가 노출되는 페이스북의 운영 원리도 한몫 한다. 자기가 본 콘텐츠가 남에게도 반강제적으로 보이는 일명 ‘소환’기능으로 원치 않는 게시물 도배가 이뤄지기도 한다. 성인물 여과 장치가 비교적 철저한 포털사이트에 비해 페이스북에서는 청소년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몇 가지의 키워드 검색으로 쉽게 음란물을 접할 수 있다.
페이스북 측에서는 저작권을 침해한 콘텐츠 혹은 폭력 및 협박, 따돌림, 편파적 발언, 나체이미지와 음란물, 피싱 및 스팸을 포함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일정 절차를 거친 후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차단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건전한 페이스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세분화되고 정교하게 설계된 신고기능으로 저작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고 끊임없이 모니터링도 하고 성인물을 감지하는 자동 알고리즘을 작동시키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게 저작권 문제나 성인물 유통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한 교수는 “페이스북 뿐 아니라 트위터, 모바일 메신저 등 콘텐츠가 유통되는 통로가 다양해질수록 저작권 문제는 더 흐려질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콘텐츠 유통 채널에 걸맞은 제도 개선과 의식 함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