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고위험·고성장·고수익 가능성을 지닌 기술·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가리킨다. 펀미디어와 전자신문은 입소문만으로 널리 알려진 ‘놀면서 배우는 색칠놀이(이하 색칠놀이)’, 그림그리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주니몽’ 앱을 개발한 예스튜디오를 소개하기로 했다. 예스튜디오는 전 직원 7명의 스타트업으로 170개국 하루 평균 6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그림 그리기 SNS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실리콘밸리의 투자자 윤필구 대표가 한국과 미국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빅베이신캐피탈과 이택경 대표의 프라이머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최원만 예스튜디오 대표를 직접 만나 스타트업 현황과 성공 노하우 등을 나눴다.
◇헬로밀크 실패로 더욱 단단해진 예스튜디오
-대표적 앱 색칠놀이와 주니몽 외에도 홈페이지에는 ‘헬로밀크’라는 앱도 있던데.
▲헬로밀크는 우유대리점 8년의 경험에서 출발한 아이템이었다. 고객과 우유대리점을 연결해 고객은 가까운 우유대리점을, 대리점은 값싼 비용으로 대리점을 선전할 수 있는 솔루션이었다. 우유 유통업의 혁신이라고 생각했었다.
-우유 유통업의 혁신이라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오랜 기간의 우유대리점 생활로 해당 시장을 전문가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었다. 당시 스마트폰으로 플랫폼 전환에 맞춰 유통업계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 우유업체의 독점계약 제안도 거절했었다.
-독점 계약이 들어올 정도면 괜찮았던 것 같다.
▲결과만 보자면 실패한 사례다. 실패 원인으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타깃이 소비자인지 대리점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B2C 앱이면서도 소비자의 목소리에는 소홀했던 것이 문제였다. 두 번째는 시장조사 측면이었다. 대리점주들이 스마트폰을 쓰는 비율이 적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마지막으로 개발자들의 마음이다. ‘앱만 개발되면 대박이다’, 돈을 쫓는 마음이 너무 강했다.
◇현재 회사의 기반을 만들어준 앱 색칠놀이
-색칠놀이는 어떻게 만들게 됐는가.
▲헬로밀크 실패 이후, 이번엔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예전의 피드백 중 ‘아기자기한 그림이 영유아들에게 어울린다’는 부분이 있었다. 그 영향으로 영유아를 타깃으로 잡은 앱을 제작해 공모전에 제출했다.
-공모전은 수상했나.
▲떨어졌다. 내심 아쉬웠다. 그래서 앱을 배포하기로 결심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 오더라. 점점 다운로드 수가 늘어났다. 처음에는 한국어, 영어 음성만 있었다. 앱을 더 확장하기 위해서 다른 언어권을 노렸다. 외국친구가 많은 친척 동생에게 부탁해 8개국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언어권을 확장했더니 해외에서 다운로드 수가 급증했다. 여기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을 위해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영유아 타깃에 B2C 방식의 앱인데, 피드백은 어떤 방식으로 받았나?
▲아들이 6살이다. 아들과 아들 친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일종의 유저빌리티 테스트를 실행했다고 할 수 있다. ‘왜 안 해?’ ‘이건 재미없어’ 이런 피드백들이 직접적 도움이 됐다.
-아이들이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으면 어른들이 싫어할 것 같다.
▲보통 아이들의 사용패턴을 살펴보면 조금씩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쌓인 데이터에 의하면 최장 30분이고, 보통 10~20분 안팎이다. 그 시간마저 탐탁찮은 부모님이 있다면 교육의 힘을 이용한다. ‘아이가 해외 언어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글로벌한 아이가 됩니다’ 실제로도 내 아이는 이 앱으로 인해 외국에 관심을 가졌고, 일본어도 할 줄 안다. 글로벌 인재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미래 비전을 가져다줄 앱 주니몽
-예스튜디오를 검색하면 주니몽 이야기가 많다.
▲지금 집중하는 아이템이다. 프로젝트는 작년 11월에 진행했다. ‘색칠놀이에서 그린 그림으로 서로 소통하게 하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정식 론칭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헬로밀크처럼 그림이라는 아이템도 경험에서 나왔을 것 같다.
▲내 어릴 적 경험의 영향이 컸다. 사실 부모님이 말하고 듣지를 못하신다. 복잡한 설명이 필요할 때는 항상 그림으로 설명했다. 또 아이를 낳아보니 아이와 그림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언어를 뛰어넘는 정보 전달 플랫폼이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 ‘그림 심리치료’라는 것도 있지 않는가.
-주니몽의 기대효과는.
▲‘그림 놀이터’가 되길 원한다. 아이가 전 세계 아이들과 친구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것이 최우선이며, 부모와도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인간이 가장 창의적이고, 그것을 발현할 그림을 그리는 시기가 영유아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때 그린 그림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당시의 그림을 저장해 본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재미, 열정, 명확한 목표가 더해지면 ‘성공’
-수많은 스타트업 중에서 앞서갈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벤처는 없는 데, 있는 척을 많이 한다. 나 역시 예전에 그랬다. 하지만 색칠놀이가 괜찮은 반응을 얻으면서 몇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 먼저 글로벌해야 한다. 한국 트래픽은 2%지만, 아시아 21%, 북미 17% 해외 트래픽이 나온다. 다음으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 헬로밀크는 ‘우리 솔루션은 혁신적이다. 무조건 써야한다’였다. 반면 색칠놀이는 ‘영유아의 재미있는 교육’, 주니몽은 ‘그림으로 소통하는 전 세계 아이들’이라는 가치가 있다.
헬로밀크가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임한 것과 대조적으로 색칠놀이는 즐기면서 만들었다. 재미가 있어야 하고, 처음부터 완벽하려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반영했다.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관점을 변화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열정은 물론이다.
-실패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금도 딱히 성공이라 하긴 어렵다. 좋아보여도 집 팔고 대리점도 팔아서 하고 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직원 월급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투자금이 있어 월급이 끊기거나 하는 일은 없다. 실패라기보다 경험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수많은 아르바이트와 창업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사람들하고 대화하던 경험들이 힘이 됐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반기에 인턴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디자인 2명, 개발 2명, 마케팅 1명을 생각 중이다. 국민대, 한양대, 인하대와 산학협력을 진행하지만 관심 있으면 얼마든지 연락 바란다. 인턴을 뽑는 이유는 아까 말했듯 새로운 시각과 좋은 친구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업하려는 사람에게도 조언을 한다면, ‘내가 할 줄 아고 잘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 살아 남는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볼 것을 추천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