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토투밸리 8층 40㎡ 남짓한 사무실. 한쪽 진열대에는 200여대의 노트북PC가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최신 노트북PC부터 출시된 지 몇 년 된 제품까지 국내에 시판되는 어지간한 노트북PC는 여기 다 모아놓은 듯하다. 중고 노트북PC 매장 이야기가 아니다. 이곳은 SSD 전문기업인 리뷰안테크(대표 안현철)의 SSD 기술지원센터다.
200여대의 노트북PC는 단순한 전시용이 아니다. SSD를 다양한 노트북PC에 최적화하려는 리뷰안테크의 자산이다. SSD는 정상이지만 노트북PC 특성 때문에 작동되지 않기도 하고 작동은 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운 사례가 더러 있다. 리뷰안테크의 SSD 기술지원센터는 노트북PC 모델에 따라 작동되지 않는 SSD를 테스트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한다.

안현철 리뷰안테크 사장은 “SSD를 장착하면 인식은 하는데 운용체계(OS)를 설치하지 못하게 막아 놓은 예가 있는데 그럴 때 특성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노트북PC에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특정 노트북PC 사용자가 리뷰안테크 SSD를 구입해서 사용하는데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해당 노트북PC 모델을 구입해서 연구해 문제를 해결해줄 정도다. 리뷰안테크의 차별화한 고객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SSD 회사는 2.5인치 한 가지 제품을 선보이지만 리뷰안테크는 다양한 SSD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한다. 특히 노트북PC용 10여종과 일반 SSD보다 2~20배 빠른 고성능 SSD도 4종에 이른다. 경쟁 SSD기업은 SSD와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강조하지만 리뷰안테크는 200여대의 노트북PC로 PC와의 조합과 실제로 사용할 때의 성능과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때문에 다른 SSD기업은 불가능한 다양한 노트북PC도 SSD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이 하기 어려운 노트북PC 분해나 데이터 복사도 기술지원센터에서 모두 해결해 준다. 최근엔 전략제품인 ‘리뷰안850X SSD’가 전자신문 2014 상반기 인기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SSD에 들어가는 컨트롤러와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최적화하는 기술도 리뷰안테크의 강점이다. 리뷰안테크는 세계 SSD 컨트롤러 점유율 1위인 실리콘모션의 컨트롤러와 인텔의 SSD 전용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고집한다. 여기에 10여년에 이르는 리뷰안테크의 SSD 개발 노하우가 어우러져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같은 컨트롤러와 플래시메모리를 써도 리뷰안테크 SSD 성능이 월등한 이유다.
앞으로는 데이터를 보증하는 SSD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HDD나 SSD 업계에서는 데이터 보증제를 도입한 기업은 없다. 제품 신뢰성과 품질에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안현철 리뷰안테크 사장

“가끔 경영마인드가 안 됐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10만원대 SSD를 팔기 위해 100만원짜리 노트북PC를 사서 연구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안현철 리뷰안테크 사장은 자타공인 노트북PC 마니아다. 파워블로거였다. 데스크톱PC도 생소하던 1995년부터 노트북PC 관련 이야기를 PC통신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냥 노트북PC가 좋아서 한 일이었다. SSD 사업에 뛰어든 배경도 비슷하다. SSD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던 2005년에 ‘뉴틸메카’라는 상호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2년 리뷰안테크로 법인을 재설립하긴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안 사장의 경영철학은 한결같이 ‘재미있고 좋아서’다.
“어떻게 하면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보다는 SSD를 어떻게 하면 PC 성능을 높일 수 있느냐가 우선입니다. 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할 때도 PC를 직업으로 하기보다는 PC 만지는 것을 좋아해 밤도 샐 줄 아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안 사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최고”라며 “아침이 기다려지는 일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삶이 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령 손해가 발생하더라고 고객만족을 위해서라면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할 것”이라는 그는 “우리 SSD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빠르고 좋다’며 만족하고 쓸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노트북PC 제조사와 연계해 우리 SSD를 탑재한 리뷰안테크 브랜드 고성능 노트북PC를 출시하는 한편, 태블릿PC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