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가는 항공기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전자기기를 소지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연방교통안전국(TSA)은 일부 해외 공항에서 미국행 항공기 탑승객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보안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전자기기를 이용한 테러 우려에 따른 것이다.
TSA는 “지난주 미국 국토안보부의 지시로 특정 해외 국가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며 “보안요원은 모든 전자기기를 조사하며 작동하지 않는 기기 소지 시 승객은 추가적인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폭탄 제조 전문가 이브라힘 하산 알아시리가 기존 보안 검색에 적발되지 않는 스마트폰 폭탄 등 신형 폭발물 제조에 최근 성공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전자기기의 형태를 유지했지만 내부를 개조한 폭탄물로 기존 검색에 활용되는 X레이 검색에 탐색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 보안검색에는 X레이 검색을 보완하기 위해 폭발물 흔적 탐지기(ETD)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제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 공항에서 보안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TSA는 보안을 강화할 특정 해외 국가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나 전자기기 폭발물에 대한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BBC는 영국 히드로 공항의 전자기기 보안검색이 강화됐으며 프랑스와 독일도 미국의 보안 강화 조치에 따른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야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액체류는 물론이고 신발 등의 검색에 이어 전자기기까지 개별적으로 검사하게 될 경우 보안검색대 통과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공항이 가장 붐비는 시기인 것도 혼란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TSA는 이번 전자기기 검색 강화에 대해 “항공기 승객들에게 최고 수준의 항공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보안을 조절하는 동시에 가능한 편의를 함께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