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KB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변경 관련 일지
KB국민은행 이사회가 지난 4일 한국IBM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타금융사 및 공공기관 납품 과정에서 있었던 불공정 행위까지 함께 조사해달라고 요청, 파문이 일고 있다. 공정위가 이 요구를 받아들여 전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게 될 경우, 파장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날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한국IBM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 의뢰 신고서를 접수했다. 신고서에서 국민은행은 한국IBM이 그동안 벌였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가격남용행위)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불공정거래)△부당한 거래 거절(불공정거래) 등 총 3가지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은행 이와 별도로 ‘IBM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의 타당성’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해 함께 제출했다. 한국IBM이 국민은행뿐 아니라 타 금융사와 기관의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서 벌였던 불공정 행위와 가격담합 시도까지 사례로 포함됐다.
공정위는 7일 국민은행으로부터 신고서와 별도 보고서 등을 모두 접수했으며 이번 주 전담 부서를 배정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한국IBM이 NH농협과 비씨카드, 서울도시철도공사 대상으로 벌인 불공정 거래와 가격담합 시도 등이 세세하게 망라돼 있다.
비씨카드의 경우, 2009년 9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작업에 들어갔으나 한국IBM이 유닉스 교체 작업을 방해해 프로젝트가 무산됐고, 결국 두 회사는 민사소송까지 벌여야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2012년 3월 발주한 그룹웨어 업그레이드 사업에 한국IBM이 특정 협력업체가 프로젝트를 수주하도록 관련 업체들에 가격담합을 요청한 정황을 담았다.
국민은행은 공정위 제소에서 향후 한국IBM과 계약유지 시 발생할 ‘독점 행위’를 막고 그간의 피해구제도 요청했다. 유닉스 전환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IBM 메인프레임을 계속 사용하는 과정에서 유지보수비 산정 등에서 한국IBM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유닉스 전환 벤치마크테스트(BMT)에 참여했던 협력업체들이 입은 부당한 피해에 대한 배상도 고려해달라고 요구했다. SK C&C 등은 이미 손해배상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외에도 △IT본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IBM을 선정해 재계약시 예상비용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수차례 미룬 점 △IBM의 우선협상자 지위가 박탈돼 유닉스 교체로 최종 결정된 점 △내부의사 결정이 완료된 사안을 이메일을 최고경영자에게 보내는 비정상적 영업행위를 한 점 △한시적 계약 연장기간에 월 사용료 90억을 부과한 점 등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IBM제소건 관련 이번주 내로 배정 부서를 확정해 기초조사와 사실 확인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다른 금융사에 IBM의 불공정거래 행위 개입과 관련 철저히 원칙대로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타금융사까지 조사를 확대할지 여부는 좀 더 조사를 거친 후 결론 낼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IBM은 “KB국민은행의 주전산기 문제와 관련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며 “농협, 비씨카드, 서울도시철도 공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여부도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법무실에서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것은 맞지만 별도의 문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표] KB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변경 관련 일지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