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구글 이전·Before Google)와 AG(구글 이후·After Google)란 용어가 있다. 예수 탄생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서양력인 기원전(BC)와 서기(AD)를 빗대, 전 세계 네티즌이 만든 말이다.
이런 신조어가 나올 만큼 구글 전후의 인류 생활은 확연히 달라져 있다. 한 해 생산되는 지식의 양은 과거 인류 역사 5000년을 통틀어 생산한 것보다 많아졌다. 상당 부분, 구글 덕분(?)이다.
우리나라는 네이버가 버티고 있지만, 당장 독일만 해도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애플을 넘어 세계 1위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안드로이드 비율은 93.4%에 달한다.
이쯤 되면 구글을 두고 ‘잔혹한 정보 자본주의자’니 ‘디지털 식민지 점령군’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 아니다.
구글의 위상은 외신에 그대로 투영된다. 전날 밤 쏟아져 들어온 세계 뉴스를 매일 아침 다루다 보면 구글 일색이다.
그런데 요즘 구글 관련 외신, 특히 유럽발 뉴스를 보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논조가 대다수다. 지난 5월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이른바 ‘잊혀질 권리’에 대한 판결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독일은 구글을 인터넷 사업자가 아닌, 전기·통신과 같은 기간통신 사업자로 규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도 광대역 통신 비용을 구글에 분담케 하는 문제를 고민 중이다.
좋든 싫든, 구글은 이미 권력이다. 문제는 이게 내부적으로 통제 불가능 상태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최근 구글의 광통신 엔지니어 애베리 페나런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고해성사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자신감에 넘쳐 있는 구글 직원들은 현실과 격리된 채 모든 세상사를 컴퓨터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섬뜩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한 번쯤 심각하게 미래 세계의 권력에 대한 통찰을 해볼 시점이 아닐까.
글로벌뉴스부 차장=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