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Lionel Messi)는 과연 어떤 면이 대단한 것일까.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통계분석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가 세계 최고 축구 선수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 메시가 일반적으론 거의 불가능한 요소를 갖고 있는 ‘기적의 스타’라는 점을 입증해 눈길을 끈다.
메시는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소속팀인 FC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 등에서 지금까지 515경기에 출전, 396골을 기록했다. 발롱도르(Ballon d’or), 그러니까 전 세계 축구 선수 중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사람에게 수여하는 최고 권위 상을 4번이나 차지했다. 그는 현재 개최 중인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예선 3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인 벤자민 모리스(Benjamin Morris)는 지난 2010년 월드컵 이후 공식 경기 2만 2,904경기 데이터에서 메시와 다른 축구선수 1만 6,574명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조사했다. 결과를 보면 메시는 일반적으론 볼 수 없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패널티 지역 안에서나 외부에서나 슛 성공률이 높고 약한 킥에 의한 골이나 중거리 슛 모두 세계 최고 수준. 어시스트도 많지만 혼자 힘으로 넣은 골 성공률도 겸비했다는 것이다.
◇ 압도적인 득점력=메시는 2010년 월드컵 이후 소화한 공식 경기에서 291득점, 20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교 선수의 득점과 어시스트를 보면 메시의 경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50경기 이상 출전해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 866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뽑아보면 메시는 9번째로 슛 성공률이 높다. 다만 대량 득점을 하면서도 슛 성공률이 높았던 선수로 따지면 메시보다 높았던 선수는 마리오 고메즈 밖에 없다.
골을 넣으려면 슈팅 기회를 얻어야 한다. 각도와 거리, 막는 상대 선수가 있었는지 여부 등 다양한 요소가 여기에 개입된다. 이런 실제로 득점한 골 수와 득점 장면의 차이를 기반으로 한 GAA(goals above average)를 산출해 슈팅과 예상 슛 성공률 등과 함께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2010년 이후 경기에서 슈팅이 많았던 선수 20명을 대상으로 하면 메시의 GAA 점수가 가장 높다. GAA 숫자가 높을수록 슈팅 기회를 낭비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슈팅 기회를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
슈팅 구역별 슛 성공률을 보면 메시가 얼마나 넓은 범위에서 슛을 노릴 수 있고 슛 성공률을 기록하는지가 명확해진다. 메시의 패널티 지역 밖에서의 슈팅수는 173개다. 득점은 21점으로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호날두는 패널티 지역 밖에서의 슈팅은 메시의 2배지만 슛 성공률은 메시보다 훨씬 낮다. 평범한 공격수는 골대 근접 지역에서 슛 성공률은 38.2%, 패널티 지역에선 13.1%, 패널티 밖에선 3.1%다. 호날두의 경우 같은 지역에서 46.2%. 18.5%, 4.1% 순. 하지만 메시는 47.8%, 21.9%, 12.1%로 다른 선수를 압도한다.
◇ 나홀로 골 성공률도 최고=축구에서 골을 넣을 때에는 패스를 받아 슛을 하거나 직접 공을 몰고 가서 넣는 2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메시는 혼자서 슈팅까지 이어가는 건 44% 정도로 전체 선수 평균인 46%보다 낮다. 하지만 메시가 일단 혼자 힘으로 몰고 가서 슛까지 했을 경우의 골 성공률은 23%다. 전체 선수 평균 5%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또 메시의 슈팅을 분석해보면 휘는 커브 킥 성공률은 31%로 전체 선수 평균은 8%를 압도하고 패널티킥 성공률도 86%로 역시 평균 성공률인 77%보다 높다. 직접 프리킥 성공률을 봐도 선수 평균은 5%지만 메시는 8%다.
물론 호날두의 패널티킥 성공률은 93%다. 이 점은 메시보다 높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 슛을 성공시키려면 상대 수비수와 1:1 승부를 벌어야 하기 일쑤인데 이 결과를 보면 다르다. 메시는 드리블로 상대 선수와 승부하는 횟수대비 승률이 50% 이상으로 상식을 벗어난 수치를 나타낸다. 메시의 기술과 플레이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메시만큼 상대선수와 승부를 거는 축구선수는 우루과이 대표 선수인 루이스 수아레스다. 반면 호날두는 경기당 평균 5회 수준, 승률은 40%에 머문다.
메시는 이렇게 도움 혹은 혼자 힘으로 슈팅까지 모두 이어갈 수 있는 전천후 선수다. 메시와 호날두를 빼면 매 경기마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메시는 경기당 가장 많은 득점률을 유지할 뿐 아니라 어시스트 역시 독일 메수트 외질, 프랑스 프랭크 리베리에 이어 3번째 수준이다.
공격 경로를 바꾸는 시도 수의 경우에도 메시는 다른 공격수보다 훨씬 많은 수준을 보여준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메시는 신장이 169cm로 축구 선수치고 몸집이 작지만 더 큰 공격수와 비교해도 수비에도 문제가 없다. 경로 차단이나 블록 등 다양한 수치를 비교해 봐도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물론 FC바르셀로나의 다른 팀원과 비교하면 메시의 수비 가담률은 상당히 적다.
이런 비교 결과 FC바르셀로나에서 메시의 GAA는 0.262인 반면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선 0.199로 조금 낮아졌지만 호날두의 GAA가 0.175라는 점은 감안하면 메시가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