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의 예상치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의도된 어닝쇼크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왔다. 관리의 삼성이 다목적용으로 경영 부실을 이번 기회에 집중적으로 털어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무려 15.19% 급감하는데도 관리의 삼성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것에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 가이던스가 불과 며칠 사이에 1조원 가까이 떨어진 사실을 단순히 시장 상황 악화로 설명하기에는 석연찮은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의도적으로 부실을 털어냈다면 ‘비상경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근 이건희 회장의 부재로 ‘오너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충격 요법을 썼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각종 비용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비용절감을 강조하면서 최근 특근 수당이 발생하는 휴일 근무를 금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임직원 사이에서는 비용 절감에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설도 파다하다. 이미 몇몇 임원이 중도하차하면서 감원 태풍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따라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가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앞두고 부실을 확실히 털어내고 가자는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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