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삼성 전자계열사뿐 아니라 협력사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 전자계열사와 협력사들도 어닝 쇼크 행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 효과는 소재·부품·장비 등 국내 후방 산업에 장기적으로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2분기 들어 연이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의존하는 비중이 워낙 높은데다 최근 수요 감소와 단가인하 압력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계열사라고 해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단가인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은 더욱 심각하다. 갤럭시S5 등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판매 부진 탓에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물량 가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갤럭시S4 판매 부진으로 삼성전자 소재부품 협력사들은 7~8월 여름 동안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대다수 협력사들의 생산라인 가동률은 60~70%까지 떨어졌다. ‘7월 실적 쇼크’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대다수 삼성전자 협력사는 2분기 실적 부진 우려 탓에 전년 고점 대비 주가가 반토막난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호황일 때도 매 분기 협력사에 대한 단가인하를 시행했다.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지금, 단가인하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사 관계자는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으로 삼성전자의 단가인하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 상황까지 녹록지 않아 적자 전환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럭시S5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데, 이를 대체할 전략 모델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올해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상쇄해줄 구원투수로 손꼽혔던 태블릿PC마저 최근 중국 업체들의 약진 탓에 부진한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대항해 5.5인치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대기 수요가 신제품 중대형 디스플레이 아이폰으로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