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상당수가 여성인력 활용에 대해 경영성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지만 출산, 육아 등 업무공백 문제로 인해 여성인력 채용을 확대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은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인력 활용이 경영성과 향상에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67.2%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여성인력 활용의 강점으로는 ‘성실성·책임감’(48.9%), ‘친화력’(44.9%), ‘창의성’(28.2%) 등이 주로 꼽혔다. 승진에서도 남녀 간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남녀 간 승진 차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차이가 없다’는 기업이 69.3%로 ‘차이가 있다’는 응답(30.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반면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평가는 높지만 기업들의 여성인력 활용은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입직원 채용 시 남녀 간 성비를 조사하자 75대 25로 남성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여성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5.5%에 불과했다. 여성관리자·임원 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81.1%의 기업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고 ‘늘리겠다’는 기업은 17.7%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부족한 능력으로 ‘외부 네트워크’(57.9%), ‘팀워크’(31.6%), ‘리더십’(23.2%) 등을 꼽았다. 여성인력 활용의 가장 큰 애로로는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업무공백 및 경력단절’(44.6%)을 첫 손에 꼽았고 ‘야근·출장 등에서 업무상 제약’(29.7%), ‘여성인적자원 개발·관리 노하우 부족’(18.6%) 등을 들었다.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서 필요한 정책으로는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등 출산·육아 관련 사회적 지원’(54.5%), ‘여성 리더십 교육 등 여성 관리자 육성 관련 교육 지원’(35.9%), ‘임신·출산·육아기 경력단절 예방’(17.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 및 산업 소프트화·서비스화 시대를 맞아 기업이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며 “기업은 인사평가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여성의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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