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땅굴 파 송유관 기름 훔친 일당 적발

한국석유관리원은 대한송유관공사와 수사기관(임실 경찰서) 합동으로 주유소 시설을 이용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쳐 유통시킨 일당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송유관 공사는 지난달 15일 새벽 전남 여수-전주-대전-천안-성남시 판교저유소로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석유제품을 이송하던 중 압력저하 현상을 감지, 내부 시스템을 통해 전남 곡성군 겸면 일대를 도유 의심지역으로 확인했다.

석유관리원은 송유관공사가 짚어낸 의심지역 내 주유소를 대상으로 수급거래자료와 주유소 변경 이력, 관계자 법 위반 이력을 분석해 의심 주유소를 압축, 해당 주유소에 대한 품질검사와 잠복 감시를 펼쳤다. 단속 결과 이들은 지난 4월 송유관이 매설된 인근 지역 주유소 가운데 영업 부진으로 휴업 중이 던 알뜰주유소를 임차한 후 5000여만원을 들여 1개월 동안 사무실 내 방 바닥에 깊이 3m, 길이 25m의 땅굴을 팠다.

주유소 앞 국도변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로와 주유소 유류저장탱크를 연결하는 도유시설을 설치해 3회에 걸쳐 시가 1억1000여만원 상당 유류 6만2000리터를 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주유소 대표 김모씨(33)와 소장 이모씨(4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도유시설 설치업자를 추적하는 한편, 도유한 제품을 판매한 주유소에 대해 추가 수사를 펼칠 예정이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