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SNS와 한배 탄 증권거래, "대안인가, 위기인가"

증권업계에서 기존에 없던 새 플랫폼의 탄생과 성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이 마주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5%(3500만여명)가 사용하는 소셜 메시징서비스 ‘카카오톡’이 새로운 증권 서비스 플랫폼으로 대중에 등장한지 몇 주 만이다. 증권사는 각종 증권 정보 제공에 이어 곧 주식 매매까지 연동할 계획이다.

[이슈분석]SNS와 한배 탄 증권거래, "대안인가, 위기인가"

반면에 정식 허가를 앞둔 금융당국의 장고(長考)는 깊어진다. 비슷한 시기 출현한 증권 정보 서비스 스타트업들은 주식 매매까지 넘보면서 기존 질서 파괴와 보안 문제 등이 골칫거리다.

소셜 플랫폼 기반 증권거래가 침체된 주식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것인지, 예기치 못한 위험요소에 지속가능성이 흔들릴지, 올 여름 증권업계가 긴장을 풀지 않고 고민하는 이유다.

◇소셜로 가는 증권사들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 등은 최근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포 카카오(이하 증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식시황 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증플 앱에서 카카오 계정을 연결하면 각종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내 카카오톡 친구의 관심 종목도 확인해 서로 공유할 수 있다. ‘모의투자’도 가능하다. 새로 등장한 플랫폼을 조기 선점하겠다는게 증권업계의 목표다.

과거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도 선점효과가 나타났다. 한번 쓰기 시작한 시스템을 잘 바꾸지 않는 주식 투자자의 성향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란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영토를 넓히려는 욕구의 발로다.

증권업계는 가파르게 줄어드는 거래량과 빠져나가는 개인 투자자 확보가 절실하다. 지난 2분기 일 평균 주식 거래량은 약 5.5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줄었다. 일 거래량이 10조원을 호가하던 활황기에 단순 비교해도 현실은 심각하다.

SNS 기반 증권 거래를 위한 콘텐츠는 확산 추세다. 선두주자인 키움증권은 이미 ‘투자 도우미’를 비롯해 4개의 증플 친구를 제공해 서비스 종류를 늘렸다. 기대가 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거래가 개시되지는 않아 정확한 수치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며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향하는 소셜 서비스들

증권사만 움직인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소셜 금융 간판을 내건 신규 증권 정보 국내외 서비스가 잇따라 출현했다. ‘투자 노하우와 지식’을 사고 파는 서비스다. 실제 주식시장 정보를 가져다가 가상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투자 수익률이 높은 가입자의 매매 정보를 사서 보는 다른 회원의 요금이 수익 모델이다.

금융업계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조타수를 잡은 바른에프앤의 ‘트레이드 스타’를 비롯, NHN 출신 IT전문가들과 증권사 출신 운영자가 합심한 위버플의 ‘스넥’이 잇따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싱가포르의 ‘트레이드 히어로’도 한국 시장 진출을 선포했다. ‘팔로어’ ‘채팅’ 등 소셜 개념을 접목했다.

바른에프앤 관계자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넘치는 기존 증권사의 정보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풀어줄 새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에프앤과 위버플은 단순히 정보와 노하우를 사고파는 데서 더 나아가 국내 증권사와 연계를 통한 주식 매매 서비스 연동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미 40만명 넘는 가입자를 가진 트레이드 히어로는 지난달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2년 12월 싱가포르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중국·인도·대만 등으로 둥지를 넓혀 28개 주식 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끌어오는 글로벌 스타다. 회원이 투자 고수인 일명 ‘히어로(Hero)’의 정보를 보려면 2달러를 낸다. 한국 시장 성과에 대한 기대도 높다.

◇고개 드는 ‘한계·위험론’…“태풍이냐 미풍이냐”

소셜 미디어로 확대되는 증권사의 영향력과 증권업으로 침투하는 크고 작은 소셜 서비스의 영향력이 침체된 실 주식거래와 증권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사실상 ‘소셜 증권’ 플랫폼은 한계론과 맞서고 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일 뿐이며 사용자 접점 확대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비즈니스 툴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증권업계에 부는 소셜 열풍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평가다. 기존 금융사의 새 먹거리를 만들어줄 텃밭으로 보기에는 미약하다는 것이다. 개방과 소통을 기조로 하는 소셜 플랫폼이 작전 세력에 악용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든다.

더 큰 문제는 곳곳에 도사린 보안 위협이다. 성과보다 위험 요소가 더 크다고 본 몇몇 증권사가 아직 주춤거리는 결정적 이유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IT임원은 “증권사의 보안관리가 PC에서 MTS로 가면서 누군가의 손바닥까지 고려해야 했는데 이제는 ‘소셜’이란 인터넷 속 미지의 영역까지 미쳐야 한다”며 “어디에서 어떤 사고가 날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보유한 고객정보는 4000만건을 넘는다. 그나마도 금융권에서 ‘고급’ 정보로 분류하는 데이터가 수두룩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보안 규제는 아직 추가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경계했다.

<증권사와 소셜서비스의 영역 확장과 기능>


증권사와 소셜서비스의 영역 확장과 기능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