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적자만 쌓여온 지방 공장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새 공장장을 파견하기로 한 김 사장은 헤드헌터로부터 세 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 경영 컨설턴트 출신의 A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때로는 위험도 불사하는 추진력으로 여러 회사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크게 성공시킨 바 있다. 반면에 굵직한 회사의 재무담당 임원으로 일해 온 B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비전 의식이 뚜렷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다. 마지막 후보 C는 맡은 업무를 착실하게 수행해내는 충직한 스타일로 조직을 관리하고 효율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과연 이 중 공장장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누굴까?
전략적으로 중요한 이 공장을 정상화하려면 어떤 임원을 배치해야 할까?
보통 임원 선발 기준 첫째는 개인 인성과 기업 비전의 일치 정도고, 그 다음이 성과와 능력이다. 하지만 이 기준만으로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는 힘들다. 이처럼 사업 목적이 명확할 때 가장 적합한 임원을 선발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리더의 인성과 일치된 비전은 기본이다. 추가로 고려할 사항은 사업 성격에 적합한 리더십을 갖춘 임원을 선발, 배치하는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에이온 휴잇은 사업의 성격에 맞는 리더십 유형을 찾는 방법으로 ‘전략적 리더십 매트릭스(Strategic Leadership Matrix)’라는 툴을 제안했다.
이 툴의 세로축은 사업이 추진하는 변화의 규모를 의미한다. 위쪽 방향은 급진적 변화를 의미하는데, 신기술 개발 및 M&A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래 방향은 점진적 변화를 뜻하며, 지속적인 제품 개선, 서비스 개선, 고객층 확대 등이 그 예다.
가로축은 사업이 추진하는 변화의 목표를 의미한다. 오른쪽 방향은 외형적 성장전략을 의미하며 영업, 마케팅, 신상품 개발 등이 있다. 왼쪽 방향은 내실 추구전략으로 원가절감, 공정 효율화, 낭비 제거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두 축으로 사업의 성격을 구분하고 나면 네 영역에 각각 다른 리더십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급진적 변화로 외형 성장을 노리는 사업에 필요한 ‘모험적 사업가’는 원대한 비전을 지향하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위험도 감수한다. 반면에 점진적 변화로 외형 성장을 노리는 사업에 적합한 ‘꾸준한 관리자’는 공격적 도전정신을 갖고 있으며, 매사에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편이다.
‘능률 전문가’는 점진적 변화를 통해 내실 추구를 노리는 사업에 적당한데, 이들은 재무 분야의 전문성과 위기관리 능력, 통솔력을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급진적 변화를 통해 내실을 추구할 때 적합한 ‘회생 전문가’는 비전 지향적이며 재무 전문성에 기반을 두고 의사결정이 빠르다.
IT기업 최초로 100세 생일을 맞은 IBM을 살펴보면, 사업에 필요한 리더십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다. 능률 전문가인 존 에이커스는 재직 초반 IBM을 꾸준히 성장시켰다. 하지만 1990년대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해 IBM을 위기에 빠뜨렸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해지자, 모험적 사업가인 루 거스너 회장은 노트북 사업부를 매각하고 컨설팅회사를 매입하는 등 사업을 개편해 IBM을 회생시켰다. 변화가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꾸준한 관리자 유형인 샘 팔미사노가 바통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IBM을 성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각 사업의 성격에 걸맞은 리더십이 있을 때 회사는 발전한다.
다시 문제 상황으로 돌아가서, 전략적 리더십 매트릭스로 세 후보를 구분해 보자.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위험도 불사하는 추진력으로 여러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크게 성공시킨 A는 모험적 사업가 유형이다. 굵직한 여러 회사에서 재무담당 임원으로 일하면서 뚜렷한 비전과 빠른 의사결정을 했던 B는 회생 전문가 유형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꾸준하게 맡은 업무를 추진하고, 조직 내 공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C는 꾸준한 관리자 유형이다.
새로운 공장장은 지난 수년간 적자가 누적된 만큼 급진적 변화와 내실추구 전략을 병행해 경영 정상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과감한 변화를 통해 흑자 전환을 해내는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회생 전문가형 리더십을 가진 B가 새로운 공장장으로서 가장 적임자로 볼 수 있다.
회사의 사활이 걸린 사업 책임자로 누구를 선발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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