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크기를 늘리기 위한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일부 해외 업체들이 생산한 제품은 최근 화면비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익을 짜내기 위해 유리 원판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치로 크기를 늘리다 보니 화면비가 다른 TV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다. HD방송 표준과 다른 규격으로 인해 화면 왜곡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이노룩스가 40인치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39.5인치 LCD 패널의 화면비가 16대 9가 아닌 20대 11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혼하이 그룹 계열 이노룩스는 최근 39인치를 생산하던 6세대(1500×1850㎜)라인에서 39.5인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39인치를 생산할 때 94% 수준이었던 글라스 효율은 39.5인치를 내놓으면서 97%까지 올라갔다. 그만큼 버리는 부분이 줄어 수익성은 올라간다.
문제는 이 제품이 40인치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중국 TV 시장에서는 40인치로, 미국에서는 40인치와 ‘40인치 클라스’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 크기를 속인 것도 잘못이지만 최근 화면비까지 일그러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게 됐다.
16대9 비율의 39.5인치 제품의 패널 크기는 가로 874㎜, 세로 492㎜여야 한다. 이노룩스 39.5인치 제품은 가로 878㎜, 세로 485㎜로 측정됐다. 표준 사이즈보다 가로는 4㎜ 더 긴 반면 세로는 7㎜가 더 작다. 그러다 보니 가로세로 화면 비율이 HD 표준인 16대 9가 아니라 20대 11이 나온 것이다. 정상 비율의 39인치(가로 863㎜, 세로 485㎜)와 비교하면 가로는 15㎜가 늘었을 뿐 세로 길이는 변하지 않았다. 이는 방송 화면을 옆으로 늘려 보여주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면서도 시중에서는 16대 9로 소개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미국 베스트바이는 자체브랜드(PB)상품인 시그니아(insignia)라는 이름으로 이노룩스의 39.5인치 패널을 채택한 TV를 내놓았는데, 화면비를 16대 9로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노룩스 39.5인치 패널의 가로세로 비율은 1.809227로 20대 11로 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전문가는 “화면 비율이 달라지면 16대 9로 제공되는 콘텐츠의 왜곡 현상도 불가피하다”며 “모든 디스플레이 패널 픽셀은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같은 정사각형이지만 이노룩스의 39.5인치 제품은 가로 1대 세로 1.02의 비율로 이미지가 실제와 달리 옆으로 퍼져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화면 크기 비교>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