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산학연관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정부와 민간 차원의 한발 앞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제2차 전기차리더스포럼’에서 소비자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기됐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민간으로 확대되는 만큼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필립 페리에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술뿐 아니라 충전인프라 확대에도 유리한 환경, 1일 주행거리가 60㎞ 미만인 운전자 70%로 잠재성이 매우 큰 시장”이라며 “이 같은 강점에 정부의 보급정책 등 노력으로 전기차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전기차 산업이야 말로 창조 경제의 가장 현명한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도 지금까지 전기차 보급 경험을 통해 민간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박연재 환경부 교통환경과 과장은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시간, 높은 차 가격 등의 여러 문제가 점차 해소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보급물량의 80%를 민간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전기차 충전 등 이용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기조 발표에서는 전기차 중심의 국가 미래 산업을 이끌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이 제기됐다. 국가 ‘4대 그린카 강국’ 로드맵을 주도했던 김상협 KAIST 녹색성장대학원 교수(전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는 ‘그린빅뱅’을 통한 전기차 시장 활성화 방안과 한국전력의 전기자동차·충전 인프라 확산을 위한 로드맵을 소개했다.
‘2014 제2차 전기차리더스포럼’ 패널토의에서는 최초 전기차 구입부터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관한 매뉴얼부터 확립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초기 시장 이미지가 향후 시장 활성화를 좌우하는 만큼 소비자 신뢰부터 확보하자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정부의 전기차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제기됐다.
신동석 환경공단 처장은 “지금까지 민간 보급 사례를 통해 보급부터 운영 및 정비, 폐차, 사후관리, 리사이클링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전기차·충전기 보급뿐 아니라 소비자가 전기차 관련 모든 인프라를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환경공단도 차량 운영에 필요한 부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경종 광주시 과장은 “고속도로 휴게소나 소비자 접근이 용이한 장소에 충전인프라를 확충하는 물론이고 전기차 이용에 따른 교통 법규나 전기차 보험체계도 필요하다”며 “충전인프라 확대뿐 아니라 소비자가 안전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보이지 않은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기차 보급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충전인프라 확대뿐 아니라 이동형 충전기를 보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창주 환경부 사무관은 “개별 과금이 가능한 이동형 충전기를 차량에 가지고 다닌다면 충전인프라 부족에 관한 불편이 대폭 해소될 것”이라며 “과금에 필요한 개별 계량기를 이동형 충전기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한전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이용 증가에 따른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체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요금에 따라 소비자 이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은 “실제 소비자가 지불하는 서비스 비용을 포함한 급속충전기 등 전기요금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전기요금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를 이용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요금체계나 각종 서비스도 고민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후현 한전 처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겠지만 지금의 낮은 전기요금 체제로 전기차 이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향후 전기차 이용자 증가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전기차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망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강희은 서울시 과장은 “전기차 전용 주차장 등 충전인프라의 올바른 이용을 유도하는 교육과 충전시간을 제한하는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전기택시 등 사업을 통해 시장 인식부터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자동차 튜닝 전시회 ‘2014 서울오토살롱’과 함께 열린 이날 ‘2014 2차 전기차리더스포럼’에는 국내외 산학연관 전문가를 포함해 일반인 학생 200여명이 참여했다.
사회: 황기현 한국전기자동차리더스협회 부회장
패널: 강희은 서울시 친환경교통과장, 손경종 광주광역시 전력산업과장, 신동석 환경공단 자동차환경처장, 황우현 한국전력 SG&ESS 처장,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 양창주 환경부 사무관.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