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화제]갯과 동물, 눈빛으로 말한다

개와 늑대 등 갯과 동물이 눈빛으로 의사 소통하며 협동 사냥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눈빛이나 시선을 확인하기 쉬운 종에서 이런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세 단계로 분류한 갯과 동물 눈의 형태
연구진이 세 단계로 분류한 갯과 동물 눈의 형태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일본 도쿄공업대와 교토대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25종의 갯과 동물을 분석한 결과 협동 성향이 강한 동물일수록 눈의 형태와 홍채 색상의 대비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서로 눈빛을 읽기 쉬운 눈의 구조를 가진 셈이다. 반면에 단독 생활을 하는 종은 눈의 형태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눈의 형태를 기준으로 25종의 동물을 A, B, C 세 그룹으로 나눴다. A그룹은 동공보다 밝은 홍채를 가진 회색늑대와 코요테, 황금자칼 등이 포함됐다. 갈기늑대와 딩고, 사막여우는 B그룹으로 분류했다. 눈과 주변 털 색깔이 비슷해 형체와 위치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덤불개, 너구리, 라카온 등이 C그룹에 속했다.

이 분류는 단체 생활 성향과도 통한다. A, B 그룹은 무리지어 사냥하는 단체 생활 성향이 강한 동물들이다. 반면에 C그룹은 무리를 짓지 않거나 무리를 짓더라도 단독 생활을 하는 습성을 지녔다. 눈의 선명도와 단체 생활 강도가 일치하는 셈이다.

눈빛을 마주 치는 시간에서도 차이가 났다. A그룹은 동료와 한번 눈을 마주치면 평균 3.3초간 서로를 응시했고, B그룹은 평균 2초간, C그룹은 1.4초에 그쳤다. 특히 회색늑대는 최대 38초간 ‘눈빛 교환’을 지속했다.

연구를 이끈 우에다 사오코 교수는 “눈빛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개를 포함한 일부 갯과 동물에서 중요한 생활 도구”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원래 동물의 홍채 색깔이 사람의 피부색처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을 입증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북극부터 아열대 지역에 이르기까지 늑대 아종의 동공과 홍채 색깔을 분석했지만 가설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 대신 눈의 형태에 따른 단체 생활 습성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실렸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