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식후원 끝내는 소니…후원 효과 재평가 분위기 확산

일본 소니와 국제축구연맹(FIFA) 간 공식 후원 계약이 올해 종료된다. 이를 계기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 공식 후원 참여의 이해득실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순 기업홍보 차원을 넘어 스포츠 이벤트 진행의 질적 향상을 도왔다는 평가와 과도하게 높은 스폰서료로 소비자 부담만 가중된다는 평가가 다양하게 엇갈린다.

일본 소니가 올해를 끝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후원을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브라질 월드컵 4K 초고화질(UHD) 촬영에 투입된 소니 카메라 <사진=소니>
일본 소니가 올해를 끝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후원을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브라질 월드컵 4K 초고화질(UHD) 촬영에 투입된 소니 카메라 <사진=소니>

13일 해외 소식통과 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소니가 2005년 FIFA와 체결한 공식 후원 계약 기한은 올해까지로, 소니 측은 연장 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당시 소니는 3억500만달러(당시기준 약 3093억원) 상당의 후원 계약으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FIFA 주관 모든 대회의 독점적 광고권 등을 확보했으며 방송기술 지원 권리도 획득했다.

소니와 FIFA의 7년 간 협력구조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소니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올해 브라질 월드컵을 각각 3차원(D)과 4K 초고화질(UHD)로 제작해 세계에 기술력을 과시했고, FIFA는 고품질 경기 영상 확보로 중계권 가치 상승을 얻었기 때문이다.

FIFA와 소니 측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아직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사실상 소니의 FIFA 월드컵 후원은 올해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난달 일어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비리 의혹에 대해 소니는 비자카드, 아디다스와 함께 FIFA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비자카드가 2022년, 아디다스가 2030년까지 계약을 늘렸지만 소니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 없다.

소니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스포츠 마케팅 시장상황이 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FIF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비 후원사들이 거액의 공식 후원금을 들이지 않고도 앰부시(매복) 마케팅으로 효과를 내고 있어 공식 후원사로서의 이점이 예전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4조원 영업이익을 목표로 둔 소니 입장에서 거액이 들어가는 후원 연장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IFA 후원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2022년까지, IOC를 후원하는 삼성전자와 파나소닉은 각각 2016년과 2024년까지 계약을 연장한다. 이들 업체의 계약금은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업계에서는 업체당 대략 1억달러(1000억원)에서 4억달러(4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연관된 마케팅까지 더하면 국제 스포츠 대회에 1조원 정도를 쓴다는 연구도 있다.

후원 득실도 업체마다 다르다. 삼성전자는 해외 진출 강화에 이어 이건희 회장의 IOC 위원 활동으로 스포츠 외교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공식 후원 마케팅’이 무선사업부에만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현대·기아차도 30조원가량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자동차 판매 호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파나소닉은 올림픽 경기를 3차원(D)·초고화질(UHD)로 제작하며 ‘방송장비 명가’의 입지를 과시하고 있지만 세계 TV 시장에서의 하락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