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과중 주장과 함께 동맹휴업 근거로 언급됐던 주유소 주간단위 석유제품 수급상황보고가 막상 시행하고 보니 90%가 넘는 참여율을 기록했다. 14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주간보고 시행 첫 주 참여율이 9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만3000개 주유소 대부분이 주간보고에 참여했다.

석유관리원은 첫 주간보고를 지난 8일까지 받고, 시행 초반임을 감안해 11일(금요일)까지 보고할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해줬다. 그 결과 당일까지 보고를 마친 주유소가 80%를 넘었고, 금요일까지 연장된 기간 동안 마친 주유소는 90%를 넘어섰다. 석유관리원은 계도기간인 올해 말까지 보고기간을 매주 금요일까지 연장한다.
석유관리원은 주간보고 참여율이 높은 것이 간소화된 전산시스템 덕으로 분석했다. 7월부터 주간보고에 처음 도입된 전산입력은 클릭 세 번만으로 관련 보고를 마무리할 수 있다. 전산 보고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원격지원 버튼을 눌러 안내센터 직원의 원격조치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관련 전산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은 석유관리원의 전산보고 지원 사업을 통해 장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POS를 보유 중인 주유소는 시스템 연계 프로그램을 설치해주고, POS 미보유 주유소는 전산 장치를 설치해 준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으로 보고체계가 바뀐다는 것 때문에 걱정하던 주유소가 ‘오히려 과거보다 쉬워졌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첫 시행이다 보니 과거 보고방식 때 팩스 전달 확인하듯 전산시스템 입력 확인 문의가 많아 정작 궁금한 점이 있는 업주의 전화 통화에 애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석유수급거래 상황보고제는 1972년 석유사업법 제정과 함께 시작됐다. 석유 수급의 안정과 시장 투명성을 목적으로 정유사, 대리점, 주유소 등 석유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주간보고제는 수기 보고와 전자 보고 외에 전산 보고가 새롭게 추가됐으며 보고 기관이 기존 한국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에서 석유관리원으로 변경됐다.
석유관리원은 기존 월간보고시 자료를 전달받는데 한두달이 소요됐던 것에 비해 주간보고제가 시행되면 3~7일로 단축돼 가짜석유 유통 단속에 있어 적시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주간보고와 전산시스템 도입이 기존 월별 보고에 비해 사업자들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지난달 동맹휴업 추진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서다,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제도 도입을 수용했다.
김동원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주간보고와 전산시스템 도입은 가짜석유 불법유통을 막는 비정상의 정상화 작업”이라며 “불법 사업자가 아니라면 주간보고가 절대로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