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사람 몸에서 ‘뇌’에 해당하는 컴퓨팅의 연산처리기술인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하는 회사다. 특히 CPU와 GPU를 함께 개발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로, 최근 이들을 하나의 칩에 통합한 ‘가속 프로세싱 유닛(APU)’을 주력 제품으로 밀고 있다. APU는 가상 메모리 공간을 통해 연산 작업을 CPU와 GPU가 분담하는 것이 특징이다.
AMD는 최근 전력 효율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이 분야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다롄에서 열린 ‘중국 국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박람회’에서 AMD의 최고기술경영자 마크 페이퍼마스터는 오는 2020년까지 향후 6년 내 자사 제품의 전력 효율성을 25배 향상시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APU에도 이런 전략이 고스란히 담겼다. APU에 자사 핵심 기술인 이기종 시스템 아키텍처(HSA)를 구현, 전력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개별 칩 사이의 연결을 제거해 전력 소비를 최소화했다.
AMD는 보안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신 APU 제품에 플랫폼보안프로세서(PSP) 기술을 기본 탑재했다. 이는 하드웨어에서 CPU를 두 개의 가상 영역인 일반 영역과 ARM 트러스트존(Trust Zone)이라는 안전 영역으로 구분해 작업을 처리하는 기술이다. 보안이 필요한 작업은 안전 영역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또한 AMD는 개방형 표준 정책을 지향한다. IT 기업에게 원천 기술은 자산과 같다. 하지만 AMD는 더 나은 개발 환경과 미래 컴퓨팅 발전을 위해 기술을 적극 공개하고 있다.
AMD가 지향하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 사업 전략의 중심에는 HSA 재단이 있다. HSA 재단은 보다 많은 개발자, 파트너들이 더욱 간편하게 이기종 칩을 설계할 수 있도록 일종의 개발 툴을 공개 지원하는 협력 단체다. AMD를 주축으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미디어텍, ARM 등 내로라하는 반도체 설계, 생산, 지식재산(IP) 기업들이 모여 지난 2012년 6월 설립했다. 삼성전자와 퀄컴도 HSA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재단에 합류했다.
AMD의 개방형 표준 정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AMD는 게임 개발을 위해 맨틀 API 즉, 게임 개발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도 공개 지원하고 있다. 5대 대표 게임 엔진 가운데 4개가 현재 맨틀을 채택해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