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휴·불용장비, 이렇게 재활용했다

[이슈분석]유휴·불용장비, 이렇게 재활용했다

산업부가 e-Tube로 추진한 ‘유휴·불용장비 일제정비사업’은 장비 양도·양수 업체에게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41개 양수 기관 중 대학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이들은 대개 연구목적으로 장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시험기관, 협·단체는 관련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장비를 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스터고인 충북반도체고등학교는 충북테크노파크로부터 건식각장비 3대를 양수했다. 학교 특성상 실습이 많아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고민하던 중 산업부 공고를 보고 양수를 신청했다.

충북반도체고는 학생이 건식각 공정과 장비 구조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한 교육과 실습에 장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세계 충북반도체고 교사는 “2대는 정비용으로, 나머지 한 대는 장비 운전 실습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며 “공공기관으로부터 장비를 양수한 것은 첫 사례”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시뮬레이터 등 태양광 장비 8대를 무상 양도했다. 관련 사업을 정리하면서 운영을 중단한 장비를 다른 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나섰다. 기술개발 후 정부에 기술료를 납부하는 등 의무를 다해 장비를 내놓지 않아도 되지만 정부 사업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양도를 추진했다.

FITI시험연구원은 이번 총 4대의 장비를 양수했다. FITI시험연구원은 섬유, 산업자재, 환경 자원, 미생물 분야 등을 대상으로 시험분석, 품질검사, 품질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원은 자동차 전장 부문 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공고를 확인하고 양수를 신청해 3대의 전장 부문 장비, 1대의 공산품 유해물질 시험 장비를 받았다.

박상준 FITI시험연구원 팀장은 “새 장비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총 3억~4억원 필요했다”며 “이번 장비 무상 양수로 비용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업계는 앞으로도 e-Tube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Tube를 처음 사용해 다소 번거로운 점이 있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활용을 넓히기 위해서는 편의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기관이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휴·불용장비 일제정비사업으로 e-Tube를 처음 알게됐다”며 “세부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종전보다 장비 활용이 훨씬 용이해 홍보가 많이 되면 e-Tube를 찾는 기관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