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소는 모듈 효율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하지만 태양광 효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모듈에 나뭇잎, 새 배설물, 먼지가 떨어져 발전 효율이 감소하면 같이 연결된 수십 장의 모듈 효율도 똑같이 낮아진다. 전력 생산량이 줄어들어 발전소 수익도 크게 감소한다. 태양광 모듈을 직렬구조로 연결해서 발생하는 일로 모든 태양광 발전소가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문진영씨는 태양광 모듈에 부분적 그늘이 생겨 발생하는 효율 저하를 해결할 칩 솔루션을 제안해 최근 학교에서 주최한 ‘클린 프라이즈’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22만5000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이 대회는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선정해 수상한다. 미국에너지부(DOE)와 보스턴 전력회사 NSTAR가 후원하는 권위 있는 대회다. 문씨는 동료 5명과 팀을 이뤄 연구에 나섰고 태양광 모듈에 가상 병렬화 개념을 도입했다.
모듈 한 장에 60개 셀이 들어가는데 셀 2개마다 한 개 칩을 연결했다. 특정 부위 셀 효율이 떨어져도 전체 전류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문씨는 칩 설계를 주도했다. 문씨는 “모듈 내에서 특정 부위 셀 효율이 떨어져도 다른 셀 효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효율 감소 문제를 모듈이 아닌 셀 단위에서 해결한 것이 수상의 직접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문씨는 이 아이디어로 동료와 함께 직접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유나파이드 솔라’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해 글로벌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사업화를 제안했다. 칩을 설치한 모듈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10%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발전효율을 30%가량 개선할 수 있다. 모듈에 그늘이 생길 때 발생하는 발열문제도 해결했다. 모듈에 그늘이 생기면 모듈 온도가 크게 상승해 화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위험성도 줄일 수 있어 사업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문씨는 “아직 사업화를 이야기하기에 이른 단계지만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수 태양광 모듈 제조 기업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도 소득으로 생각한다”며 “태양광 모듈은 앞으로 계속 효율 향상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돼, 개발한 관련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기대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