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테크홀릭] 노팬 P-500A는 80플러스 골드 등급을 지원하는 무소음 전원공급장치(Power Supply)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소음이 없다는 것이다. 팬이 없으니 먼지가 쌓이지 않는다는 장점도 따라온다. 전원공급장치에서 소음을 아예 없애려면 팬을 없애야 한다. 코어가 코일 안에서 떨리면서 내는 진동음도 마찬가지. 노팬 P-500A는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 방열판·타공그릴망 이용한 ‘자연대류’=패키지를 보면 이를 강조하려는 듯 0dB(A)라는 표기가 보인다. 사실 자연 상태에서 0dB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수치다. 이는 적어도 전원공급장치 내에선 사람 귀로는 느낄 수 있는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하는 게 좋겠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본체를 보면 상하좌우는 타공 그릴망으로 덮인 형태다. 앞서 설명했듯 팬은 없고 자연 대류만으로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물론 타공망으로 이뤄져 있으면 충격에 약할 수 있는 만큼 가장자리 프레임에는 타공망이 쓰지 않았다. 타공망 자체도 철제 재질이어서 쉽게 휘어지지 않는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타공망 안쪽을 들여다보면 콘덴서와 부품이 보인다. 잘 보면 오른쪽에 방열판이 보인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자연 방열하기 위해 큰 방열판을 쓸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생각보다 방열판 크기가 작다. 효율을 올려서 발열을 줄이는 쪽으로 설계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기본 사양을 보면 크기는 160×150×86mm, 무게는 2.19kg이다. 최대 출력은 500W. 입력은 프리볼트이니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어디서나 쓸 수 있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케이블은 5개를 연결할 수 있다. 케이블은 다시 PCI익스프레스 2개, SATA 케이블 3개, IDE는 2개에 SATA 커넥터 1개로 나뉜다. 또 12V는 2채널로 이뤄져 있고 각각 22A로 최대 492W 출력이 가능하다. +5VsB는 2.5A다. 20+4핀 주 커넥터는 분리되지 않지만 나머지 커넥터는 모두 케이블을 떼어내서 연결할 수 있다. 전원공급장치 본체에 있는 커넥터 연결 부위는 6핀 3개와 4+4핀, 6+6핀으로 이뤄져 있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패키지 안에는 PCI익스프레스 6+2핀 2개, IDE와 SATA 케이블, 전원 케이블 외에 케이블 타이와 손볼트 5개가 담겨 있다. 케이블 겉에는 익스텐더 튜브를 덧대었다. SATA 케이블의 경우 고급형에 주로 쓰이는 18AWG 규격을 이용했다.

전원공급장치에 소음이 사라졌다

케이블 길이도 짧은 편이 아니어서 미들타워 케이스에서 전원공급장치를 본체 아래쪽에 배치해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4핀은 조금 짧은 편이어서 케이블 정리를 하려면 선을 메인보드 뒤쪽으로 돌려서 올리게 되면 케이블이 좀 짧다. 이 부분을 보완하려면 4+4핀 연장 케이블을 이용해서 연결하는 게 좋겠다. 또 손볼트를 이용해서 드라이버 없이 설치할 수 있는 건 좋지만 케이블 타이를 손으로 만져보면 부스러기가 꽤 나온다. 자칫 이걸 모르고 쓰면 부스러기가 전원공급장치 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한 번 털어주고 쓰는 게 좋다.

◇ 안정성 확인해보니 ‘칼전압’=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소음부터 재봤다. 결과부터 말하면 전혀 소리를 감지할 수 없을 정도다. 테스트 시스템에 사용한 GT740 그래픽카드 소음 탓에 28.5dB가 나왔을 뿐이다.

테스트 시스템을 끈 상태에서 대기전력을 측정해보면 2.283W가 나온다(물론 이는 테스트 시스템마다 차이가 있다). 다시 전원을 켜고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전력소모량을 측정해보면 40.92W가 나온다. 같은 조건에서 배틀필드4 같은 게임을 실행하고 재보니 123.5W를 기록한다.

안정성 확인을 위해 전력선 2개를 연결한 다음 전원공급장치와 가까운 부분에 하드디스크를 각각 2개씩 총 4개를 장착했다. 이런 다음 전력 부족이 생길 수 있는 끝쪽 전원선에서 12V 전압을 측정해봤다. 고해상도 게임을 실행해 그래픽카드에 부하를 더 걸어놓은 상태에서 재보니 전력소모량은 123W가 나온다. 이 상태에서 12V 최대값은 12.20V, 최소값은 12.19V가 나온다.

결론적으로 보면 변차는 0.01V이니 대부분은 12.20V를 유지했다는 얘기다. 부하를 많이 주는 게임을 하고 하드디스크를 4개가 얹은 환경에서 테스트한 값치곤 너무 좋은 결과다. 이 정도면 상당히 안정적인 일명 ‘칼전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발열이다. 열화상 카메라(FLIR E40) 초점은 안쪽 PCB에 맞춰서 재봤다. 결과를 보면 본체에서 온도가 가장 높은 부분은 가장자리 방열판 부위다. 물론 특정 지점만 보면 중앙 쪽으로 47.7도를 나타낸다. 측면을 보면 방열판 부분에 발열에 쏠려 있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전체적으론 36.9도를 보인다. 높은 부분도 50도가 안 되는 걸 보면 안정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방열판 부근 6개 측거점을 확인해보면 가장 높은 곳 온도는 53.1도지만 대부분은 40도 초반이나 이하다.

노팬 P-500A는 무소음 전원공급장치를 찾는 소비자에게 적당한 제품이다. 가뜩이나 요즘 들어 SSD는 말할 것도 없고 하드디스크 등 다른 부품도 조용해지는 추세다. 덕분에 마음만 먹으면 무소음 컴퓨터 구축도 훨씬 쉬워졌다. 전원공급장치라면 으레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팬을 없애 이런 무소음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만하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박춘호 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