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3D프린터를 이용해 곤충로봇이나 피자를 만들어본 아이들과 그냥 눈으로만 본 아이들은 자라서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ICT를 창조경제와 접목시켜 생활 속 아이템으로 자리 잡도록 전환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손승원 ICT DIY(Do It Yourself) 포럼 초대 의장(ETRI 창의미래연구소장)은 “창조경제를 국민 저변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며 “DIY야말로 국민 모두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ICT 문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T DIY는 미래창조과학부와 ETRI가 국민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내놓은 보급형 ICT 창작·자작 문화 프로그램이다.
최근 유행하는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일반인 스스로 ICT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ICT DIY 포럼을 책임진 손 의장의 복안이다.
“이제 ICT는 국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처럼 세계 속의 ICT가 됐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ICT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 온 것이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죠. 하지만, DIY는 이제 시작인 셈입니다.”
손 의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오픈소스 HW·SW 플랫폼 기반 창작 활동이 확산되고 창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예를 들어 메이커페어(개발자 대회) 만해도 지난 2006년 미국서 시작해 영국, 독일, 호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행사 참가 인원도 처음 2만명 수준에서 지난해엔 40만명이 가족이나 개인, 동호회, 학교 단위로 참여했다.
이들은 30만개 이상의 확장보드로 사용 가능한 ‘아두이노’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을 이용해 원격화분 물주기나 드론 무인기, 날씨를 나타내는 시계, 곤충로봇 등을 만들었다.
손 의장은 “오픈소스 SW도 임베디드를 중심으로 안드로이드, 우분투, 리얼타임OS(RTOS) 등의 보급이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인텔이나 TI, 브로드컴 등 칩세트 제조사는 물론이고 퀄컴이나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SW기업들이 적극 참여하며,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ICT DIY 등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창작 생태계가 미흡한 상황입니다.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죠. ICT DIY가 사물인터넷(IoT)과 맞물려 간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손 의장은 포럼 조직체계 가운데 문화, 교육, 제조 외에도 상용화 분과를 둔 이유에 대해 “수요조사를 해보니 취업과 연계성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며 “ICT DIY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비즈니스 가능성과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