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구기관 지방 분원에 대해 평가를 실시하고 통폐합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지방 분원이 60개가 넘을 정도로 많이 설립됐고 일부는 설립 당시의 취지와 목표, 기능 등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폐합 대상이 되는 지방 분원과 지자체 등의 반발이 예상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에 출연연 지방 분원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16일 밝혔다. 대상은 설립한지 5년 이상이 된 분원이다.
이르면 오는 10월 중 평가지표를 마련하고 연말까지 구체적인 평가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분원을 통폐합하거나 확대하는 등 구조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축 목표는 따로 정하지 않았지만 절대 평가를 실시해 기준에 미달되는 분원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원 평가 지표에는 지역 특성과 운영 효율, 성과 등이 포함된다.
출연연 분원에 대한 평가는 분원 운영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분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국가 예산인 투입되는 만큼 평가를 통해 중복이나 기능 미달 기관은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정택렬 미래부 연구기관지원팀장은 “최근 10년 간 지방 분원이 너무 많아졌다”며 “전반적으로 분원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출연연 지방 분원은 모두 64곳이다.
다만, 분원 통폐합 과정에서 해당 출연연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조직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이는 출연연이나 분원이 반발할 것은 자명하다.
지자체도 연구기관을 더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마당에 기존 시설마저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지자체와 협약을 통해 설립한 분원을 일방적으로 정리하는 데 따르는 절차 문제도 걸림돌이다.
출연연과 분원들도 평가 방침에 우려를 표했다.
한 지방 분원 관계자는 “지방 분원은 논문이나 실적 같은 유형의 성과보다 지역에 대한 기여, 지역민들의 자부심 같은 무형의 성과가 더 많다”며 “자의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부는 원칙대로 평가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 팀장은 “평가 지표는 당연히 상식적인 선에서 마련된다”며 “원칙대로 평가하면 해당 기관도 수긍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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