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장기화된 청년취업이 계속 이어지며 정책적 대안으로 대학의 구조조정, 고교 졸업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 등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 4년제 일반 대학 보다 낮은 수준의 등록금과 2~3년이라는 학제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연봉을 기대할 수 있는 고등직업교육기관 전문대학의 취업사례를 통해 또 다른 해답을 찾아보자.
“쉽지 않은 선택, 후회는 없어…”
한국승강기대학교 2학년 졸업 예정자인 진성연씨(32세)는 거창승강기산업단지 내에 새로 준공된 회사(누리엔지엔지니어링)의 승강기 제어반 조립 라인에서 제어반 오동작 여부를 검사하는 QC 일을 맡아 하고 있다.
진 씨는 “지난 2010년도에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취업을 해야 했는데, 쉽지 않았다. 승강기 분야는 도심이 발전 할수록 더 많아지고 성장하지, 없어지진 않잖아요. 그래서 평생 비전을 생각해서 전문대학에 들어왔고, 졸업을 앞두고 제어반 업체에서 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 실무교육으로 승부한다”
신성대는 대학, 기업, 학생이 만족하는 교육과정 운영을 대학으로 유명하다. 2012년 2월 졸업자들은 현대제철(35명), 현대하이스코(6명), 포스코(17명), 포스하이메탈(6명), 세아베스틸(6명), 고려아연(5명), 삼성전자 및 삼성 토탈 등(14명), LG화학(2명), GS칼텍스(2명) 등에 89%가 취업했다.
이 대학 제철산업과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산업체의 참여 하에 구성되는 실용적 교육과정 때문이다. 이 학과는 전원 합숙 생활로 1교시부터 야간 10시 30분까지 특강 및 자율학습을 실시 ‘인성관(기숙사) 및 제철 생활관(제철과 전용 원룸)’ 하고 있고, 입학부터 졸업까지 방학 없는 학교 운영으로 취업 전까지 전공 관련 자격증 1인 5개 이상 취득을 하고 있다.
“이론으로 배운 지식, 손으로 익혔다”
연암공업대학의 취업률 비결은 융합전공 교육과정이다. 산업체 및 재학생의 수요에 부합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융합전공 주문교육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핵심전공 및 실무과목을 별도과정으로 편성해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전공분야 교수와 함께 주문식 협약업체에 재직 중인 전문가가 겸임교수로 참여해, 학생들에게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해당 기업으로 취직이 보장되어 있어 안정된 환경에서 공부에 전념할 수 있고, 산업체에서는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기 때문에 현장재교육이 필요없다. 특히 스마트융합학부가 계약교육의 산실이다. 계약기업과 대학이 공동으로 신입생을 모집하여 신입생 전원 입학과 동시에 계약기업으로의 취업이 확정되고, 계약기업 장학금을 지급하는 형태이다.
지난 해 LG전자 AE사업본부에 입사한 송웅창(25·컴퓨터응용기계과)씨는 LG전자 AE사업본부 R&D 연구 개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송웅창 씨는 대학 입시 당시 일반 국립대학 기계과에 최종합격한 상태였지만, 향후 진로를 생각하여 연암공업대학을 진학했다. 송웅창 씨는 LG전자 취업으로 목표를 정한 후, 학점관리, 어학공부, CAD 자격증 공부 등으로 취업전략에 맞추어 준비했고, 책과 신문을 틈틈이 읽어 학교에서 주최하는 독서문화행사에서 다독상을 수상하는 등 자신을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했다.
그 결과 특약장학생에 선발됐고, 현재는 LG전자 AE사업부에 근무 중이다. 입사 후 실제 근무를 하니, 학교에서 배운 UG 프로그램 등을 이용하여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을 지키는 산업일꾼이 되다”
울산과학대학교 환경화학공업과는 현장실무 중견기술인력을 양성해 울산지역 석유화학 및 정밀화학산업 분야의 인력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청년실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안정되면서도 고액연봉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에 졸업생의 40% 이상이 취업하고 있고, 중소기업을 포함한 취업률이 90%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이는 울산이 화학공업단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이점도 있겠지만, 환경화학공업과의 교육과정이 울산지역 정밀화학 및 화학산업 분야의 인력 공급에 딱 들어맞는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대기업들이 환경화학공업과 재학생들을 채용하는 이유는 타 전문대학 출신자와 비교하면 전공지식이 풍부하고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해도 적응할 수 있는 해당분야의 숙련기술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환경화학공업과의 교육과정은 실무중심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있고 산업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이론과 현장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편성됐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특색 있는 트랙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세부 트랙은 화공장치트랙, 정밀화학트랙, 정밀분석트랙으로 구분하여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기업에서 요청하는 직군에 맞춰 학생들을 추천함으로서 기업의 선호도가 향상되고 있다. 실무와 전공지식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실시함으로써 산업현장에 바로 배치하여도 업무에 적응할 수 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통해 산업체의 선호 인력을 양성해 특히 대기업으로부터 학생들이 러브콜을 받고 있다. 높은 취업률로 인해 신입생 모집에도 영향을 미쳐 매년 지원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신입생의 질도 향상되고 있다.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주로 정유산업체(S-oil,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석유화학산업체(대한유화, 이수화학, 동서석유, 삼성석유화학), 정밀화학산업체(삼성정밀화학,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환경산업체(코엔텍, 선경워텍, 태화환경 등) 등으로 취업하고 있다.
S-oil 등과 같은 대기업에 취업하면 4000만 원 이상, 중소기업에는 3500만 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2011년에 졸업한 환경화학공업과 김 모 학생(09학번)은 타 대학을 다니던 중 울산과학대학교 환경화학공업과의 취업 특성을 보고 다시 입학했다.
입학 후, 전공수업, 전문가과정 및 자격증 취득 등 자기 계발에 매진해 대기업인 S-Oil 에 입사, 연봉 4500만 원 이상을 받고 있다. 또, 입사 후 재학 중에 배운 전공지식을 생산현장의 실무지식과 연계해 우수한 공정운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김 모 학생은 “화학산업 전반의 지식을 배우며 한층 더 보다 나은 나의 미래, 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가게 됐다. 학교에서 배운 실무 지식을 바탕으로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얻은 노하우(Know-How)란 지식을 쌓으면서 S-Oil 온산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하루하루 경험 축척과 함께 자신을 연마해 가는 생산기술직업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기획조정실 주임은 “요즘 전문대 입학생 중 다수는 자신이 배우고 싶은 분야에서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 실습을 받고 싶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며 “전문대는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곳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있어 지원하는 교육기관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취업 사례처럼 전문대학의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이 기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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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