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최경환 2기 경제팀의 사내유보금 과세 검토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유럽·일본 등에 비해 우리 기업의 현금성 자산 보유 비율이 매우 낮을 뿐더러 과세보다는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경영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7일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도입의 문제점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내고 사내유보금 과세제도 도입의 신중한 재검토를 주장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세금과 배당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기업 내부에 남겨둔 금액이다. 한경연은 이 중 대부분은 재투자돼 토지, 건물, 공장, 설비 등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며 기업이 마치 사내유보금을 모두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오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상장기업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보유 비율 역시 해외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상장기업(금융사 제외)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보유 비율은 9.3%로 미국(23.7%), 일본(21.4%), 대만(22.3%), 유럽(14.8%) 등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과거에도 적정유보초과소득과세 제도가 도입됐으나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폐지됐으며 기업의 현금성 자산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국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운 현금성 자산 급증 원인을 기업환경과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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