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옷을 입었지만 속은 정보기술(IT)회사 입니다. 모든 조직이 ‘고객’ 하나만 바라보고 매달렸죠.”
지점 하나도 없고 인지도도 없던 2000년대 초. 키움증권의 ‘사원 1호’ 임경호 리테일총괄본부 상무는 온라인 증권사로 처음 문을 열던 그 때를 기억했다. 고객과의 유일한 접점인 온라인 전략에 사활을 걸어 서비스를 집중했다.
입사 이후 재무, 글로벌 전략 등을 거치며 키움증권의 성장을 함께해 온 임 상무는 “설립 당시 대부분 사람들의 주식거래는 지점에서 이뤄졌다”며 “직접 만나지 못해도 더 저렴하고 편리하고 안전하면서 빠른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펼쳐온 노력이 ‘9년 연속 1등’ 타이틀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60여개 증권사 중 홈트레이딩시스템(HT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를 포함한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 1위다.
15년 전 ‘온라인 증권’으로만 사업을 한다는 것은 모험이었다. 임 상무는 “처음부터 성공을 확신하지는 못했다”며 “실시간 잔고 시스템을 제공해 거래량이 많은 고객으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가격의 장점도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잔고 시스템은 당시 획기적이었지만 데이터 정합을 위한 개발팀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렇듯 온라인 증권사로서 크고 작은 도전을 이어간 키움증권을 이끈 것은 ‘쉽고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일념이었다. ‘고객의 소리(VOC)’를 전면 개방해 어떠한 불만도 수용하겠다는 기조를 고수한 것이 이같은 철학을 드러낸다.
임 상무는 “고객 게시판이 ‘개방형’인데다 결코 지우는 일이 없다”며 “장애가 나도 고객 요구를 다 볼 수 있으며 매월 취합해 실무자 회의를 거쳐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HTS·MTS 역사를 일궈온 키움증권은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 강자로의 여정을 시작했다. 편리한 시스템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수준높은 자산관리 컨설팅이 가능토록 리서치센터와 협업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고르는 몰이 아니라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강화한다.
임 상무는 “모바일 앱은 하나의 금융기관”이라며 “주식이나 펀드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금융상품을 가져와 포트폴리오로 구성해주고 모바일·온라인으로 고급 자산배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점은 ‘속도’다. 임 상무는 “조직이 단순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다”며 “카카오톡 증권플러스 포 카카오 앱을 중심으로 한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 서비스에 가장 먼저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속도의 힘”이라고 덧붙였다. 3500만 메신저 사용자를 잠재고객으로 생각하는 키움증권의 새 도전은 진행형이다. ‘오픈스탁’ 등 소셜 미디어 개념의 서비스에도 한발 앞섰던 키움증권이다. 매매만 하면 자동으로 기록·분석·비교해주고 매매 일지가 그래프로 그려져 수익 내역도 공개, 의견도 공유할 수 있다.
증권업의 구조조정 기류 속 다음 시장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
임 상무는 “온라인 증권거래처럼 온라인 자산관리가 시장으로 안착할 때를 대비하고 있다”며 “HTS에서 시뮬레이션부터 종합 관리까지 가능한 새로운 혁신이 선보여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키움증권 스마트금융 현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