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세단이 각광받는 가장 큰 배경은 뭐니뭐니 해도 앞선 연비 성능이다.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무려 9개가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특히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을 제외하면 8개 차종이 세단형이다.
이 중 가장 앞선 연비를 나타낸 모델은 BMW ‘320d’로 연비는 무려 18.5㎞/ℓ에 달한다. 다른 중형 디젤 세단도 대부분 14~16㎞/ℓ의 연비를 나타냈다. 그동안 국산 디젤 세단 라인업이 부족한 가운데, 수입차가 연비를 앞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 성공했다.
디젤 엔진이 앞선 연비를 나타내는 배경은 엔진의 높은 열효율과 연료 특성에서 기인한다. 디젤 엔진의 압축비는 15~18로 가솔린 엔진(9~12)의 최대 두배에 달한다. 엔진의 압축비가 높으면, 연료 공급량 대비 출력이 높아진다. 연료 자체의 특성도 가솔린보다 앞선다. 경유의 열량(저위발열량)은 휘발유보다 15% 정도 높다. 엔진 열효율과 연료 특성을 감안하면 디젤 엔진의 전체적인 효율은 가솔린 엔진보다 최대 30%나 높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세단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 문제도 업체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상당히 개선되면서 디젤 세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효과도 크다.
여기에 신차 구매시 연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된 것도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실제 마케팅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구매 결정 요인은 연비로 나타났다. 디자인(14.6%)과 브랜드(12.6%)에 앞서 연비(16%)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5년 전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이 5위권에 머물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