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7월 25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즈 브라운이 태어났다. 엄마인 레슬리 브라운은 양측 난관이 없는 여성이었다. 불임으로 고통받던 전 세계 부부에게 희망이 비치는 순간이었다.
이후 호주,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 장윤석 서울대 병원 박사팀이 국내 최초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켰다.
시험관 아기 탄생에 기여한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와 패트릭 스텝토 박사는 1960년대부터 10년 넘게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인간 난자의 체외 성숙 과정과 수정, 난자를 체외에서 키우는 배양액 연구에 몰두했다. 패트릭 스텝토 박사는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난자를 채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스텝토 박사의 연구 성과로 체외수정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1969년 난자의 체외 수정에 성공했고, 스텝토 박사와 함께 이를 불임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1977년 레슬리 브라운 부인의 난자로 체외 수정에 성공했다.
결국 수정란을 착상에 이어 출산까지 성공시키며 불임 해방의 길이 열렸다. 에드워즈 박사는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첫 성공 이후 체외수정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 임신율은 30~40%까지 올랐다. 미국에서는 약 1% 정도의 신생아가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다. 1991년 우리나라 차광렬 차병원 박사팀도 배란유도제 없이 체외수정 시술에 성공, 기술 진보에 기여했다.
한편 시험관 아기는 각종 윤리 논쟁도 촉발시켰다. 난자 공여와 매매, 대리모, 배아줄기세포,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을 통한 배아 선별 등은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쌍생아·다생아 출산, 조산 가능성 증가 등이 부작용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시험관 아기로 불임의 고통에서 해방되려는 부부는 줄지 않고 있다. 이에 맞춰 기술이 진보하면서 부작용 가능성도 낮아지는 중이다. 2010년 노벨위원회는 에드워즈 박사에게 노벨상을 수여하며 “전 세계 부부 10% 이상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불임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