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온라인 직영몰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휴대폰 유통시장 재편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신사가 온라인을 강화하는 것은 휴대폰 유통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소비자들이 편리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데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발효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조금 차별이 힘들어진다.
그동안 휴대폰 유통에서 온라인 채널의 역할은 스폿성 보조금을 뿌려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창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10월 단통법이 시행되면 △보조금 공시 △차별적 보조금 지급 금지 등 기존 이통사 오프라인 마케팅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이통사는 공식 온라인 채널을 강화할 이유가 충분하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치열한 경쟁상황으로 인해 오프라인에 치중했던 판매 전략 중심이 단통법 등 시장 정비 상황을 맞아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양상”이라며 “기존 시장 경쟁력을 연착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부사장은 온라인 판매 활성화가 “어디서 사든 비슷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통법으로 차별적 보조금 지급이 강하게 통제되며 불균형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통사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도 이통사가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는 이유다. 이통사 한 임원은 “온라인 유통은 오프라인에 비해 관리도 쉽고 유통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보조금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 차별적 보조금까지 통제를 받으면 온라인에 시선이 가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구매 개통하는 문화가 확산되면 알뜰폰 업계에도 일부 수혜가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에 비해 오프라인 판매점이 적은 알뜰폰 업계는 그동안 홈쇼핑, 온라인 등 비(非)오프라인 채널을 주로 이용해 왔다.
알뜰폰 업계는 이런 온라인 마케팅으로 이미 좋은 실적을 거뒀다. 알뜰폰 점유율 1위인 헬로모바일에 따르면 이 회사 온라인 직영몰 헬로모바일 온라인 다이렉트를 통한 가입자는 지난해 9월 대비 올해 6월 3배 늘었다.
알뜰폰 업체 한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채널이 늘어난다는 것은 알뜰폰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라며 “오프라인에서 꼭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늘어나면 중소 알뜰폰 업체도 마케팅 범위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이 서서히 설 곳을 잃으면서 통신사 온라인 직영 판매에 불만을 표출하는 등 크고 작은 갈등도 잇따를 전망이다. 휴대폰 판매점이 어려워지면 현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고용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휴대폰 유통업계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불법 보조금 살포 시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힘겨운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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