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전자전기과장 연달아 교체…관련 업계 육성의지 `의문`

“과거에는 장차관이 되기 위한 요직이었는데 이제는 말과(末課)가 됐죠.”

전자산업계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장의 교체 소식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과의 역할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2개월여 공백을 두고 온 과장이 7개월 만에 또 다시 교체된다고 하자 산업 육성 의지에 의문을 보이는 상황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산업부 전자전기과장 자리는 실제로 업무에 얼마나 역량을 쏟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단명했다. 지난해 1월 8일 서기웅 과장이 부임했다가 정확히 10개월 후인 10월7일 해외(스위스)로 파견 나갔다. 그리고 2개월 넘게 자리를 비운 후인 12월 16일 심진수 과장이 배치됐지만 역시 7개월만에 해외 파견이 확정된 상태로 이미 교육에 들어간 상태다. 당시 2개월여 공백 당시에도 적지 않은 사업이 ‘홀딩(보류)’돼 관련 업계 불만의 소리가 들렸었다. 정책기관의 한 관계자는 “대개 공무원이 해외로 나간다면 이미 1~2달 전부터 마음이 떠난다”며 “실제 근무기간은 더 짧았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와 지속적인 대화로 산업 발전책을 끌어내야 할 업계는 볼멘소리를 내뱉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년도 안 돼 부처담당 과장을 바꾸는 것은 육성 의지의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전자’는 우리나라 주력산업인데 산업부가 전혀 신경을 안 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잦은 과장 교체가 예산을 포함 신규 사업 추진 어려움으로 나타났다고 토로한다.

일각에서는 전자전기산업에 대한 안일한 시각이 작용했다고 전한다. 삼성·LG전자 등이 이미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해 정부가 챙길 일이 많지 않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는 기획재정부 등 예산당국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으로 나타났고 산업부 입장에서도 전자전기과에 힘을 싣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계 시각은 다르다. 대기업에 비해 중견·중소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이 턱없이 떨어지고 대기업 역시 중국 등 후발기업의 무서운 추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3D프린터·헬스케어장비 등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정책기관의 한 관계자는 “조선·우주항공은 대기업 중심이라고 봐야하지만 전자전기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반으로 1960년대부터 전자전기산업이 발전하면서 다른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며 “전자전기 분야는 글로벌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융합 산업에서도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만큼 정부의 체계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