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역직구의 기회와 위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과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갖췄고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시장과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해외 직접 판매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 소매 시장에서 PC와 모바일을 합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가깝다. 미국이나 일본의 2배 수준이다.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다. 아마존 등 해외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도 우리나라의 앞선 인터넷 환경과 풍부한 전자상거래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트 애킨스 아마존 동아시아 세일즈 총괄 매니저는 “내수 전자상거래 경험이 풍부한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 판매자의 아마존 진출을 적극 요청했다.

최근 한류 열풍도 우리 상품의 매력도를 끌어올리며 역직구의 우군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일본 등 인접한 거대 시장에서 한류 바람이 불면서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에 불을 붙였다. 중국 알리바바도 한국 역직구 시장 주요 고객인 중국 한류 팬 시장을 잡기 위해 국내 드라마에 제작지원을 하고 국내 주요 쇼핑몰을 자사 쇼핑몰 T몰에 입점시키는 등 적극적 모습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중소 소호몰 및 1인 창업자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기회가 열렸다. 모바일 앱스토어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세계 시장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것과 같은 현상이 상거래에서도 벌어진다.

반면 ‘한류 이후’의 역직구를 이어갈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 경쟁에서 소외돼 있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류 바람이 꺼진 후에도 한국 상품 구매를 이끌 수 있는 브랜드나 고객 충성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류는 있어도 한류 상품은 없고, 전자상거래는 많이 하지만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직구와 역직구가 활성화되고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통합되면서 온라인 쇼핑 주도권을 완전히 놓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구글과 애플에 플랫폼 주도권을 뺏기고 스마트폰 수익성 악화를 감내하는 삼성전자처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결제 규제를 완화해 외국인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편리한 상거래 환경을 갖추는 것도 과제다. 이동일 세종대 교수는 “2~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전자상거래 최고 선진국이라 자신했지만 어느 순간 해외 트렌드에서 동떨어지기 시작했다”며 “내수 시장이 크지 않은데 해외와 통하는 여지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짝퉁 등 저작권 침해 문제도 관건이다. 중소 쇼핑몰로선 상표권이나 디자인 침해에 대응하기가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에 나온 신상 의류가 3일 후 중국 쇼핑몰에 올라오는 형편”이라며 “지식 재산 보호 노력과 함께 끊임없는 신규 아이템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 한국 해외 직접 판매 SWOT

[이슈분석]역직구의 기회와 위기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