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액 1000억원 고지에 도달한 벤처기업인 ‘벤처 천억 클럽’이 올해 500개사를 돌파할 전망이다. 벤처가 성장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는데다 최근 창업·벤처 육성 분위기가 맞물려 성공 벤처가 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다.
21일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기업은 454개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416개보다 9.1% 증가한 수치다. 전체 벤처기업 6만9801개 가운데 비중은 낮지만(0.65%) 새로 진입하는 기업 수는 크게 늘고 있다.
지난 2005년 첫 조사에서 78개였던 벤처 천억 클럽은 9년 만에 6.7배 증가했다. 3년 연속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한 ‘고성장 벤처기업’도 지난해 40개사나 나왔다.
지난해 신규 진입한 기업만 56개다. 올해 이 수준만큼만 성장해도 천억 클럽 벤처기업 수는 500개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2000년대 뿌려진 씨앗으로 지금 성공한 벤처가 나오고 국가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광범위하게 벤처를 육성할 토대를 다시 마련해서 벤처 생태계가 더 건강해지고 든든한 창조경제의 뿌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롭게 천억 클럽에 진입한 벤처는 나노스(2160억원), 카카오(2108억원), 해성옵틱스(1828억원), 경동원(1751억원), 휴롬(1560억원) 등 56개사다. 매출액 순위는 코웨이가 1조9337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팬택(1조3356억원), 넥슨코리아(1조2522억원), 네이버(1조2235억원), 모뉴엘(1조1410억원) 등 8개사는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벤처 천억 클럽’이 올린 전체 매출액은 101조2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1%다. 전년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고용 인원은 16만6164명으로 전년보다 3.1% 늘었고, 업체당 평균 임직원 수는 366명으로 집계됐다.
성공 벤처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대기업보다 높다. 매출액 증가율(12월 결산법인 441개사 분석)이 8.2%로 대기업(0.6%)보다 좋았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평균 6.9%로, 대기업 4.6%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창업 이후 매출 1000억원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6.8년으로 전년(17년)보다 0.2년 단축됐다.
업종별 벤처 천억 클럽 비중은 기계·제조·자동차 등 일반 제조업이 49.7%로 가장 많았고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등 첨단 제조업이 33.3%, 소프트웨어·정보통신 6.3% 등이었다. 증가율이 높은 업종은 정보통신·방송서비스(50.0%), 에너지·의료정밀(38.0%), 소프트웨어 개발(14.0%) 순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59%가 집중됐고, 경남(15.9%), 충청(14.7%), 경북(6.3%)이 뒤를 이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벤처 천억 클럽은 신생기업·예비 창업자에게 성공모델과 미래 비전을 제시할 좋은 본보기”라며 “정부도 기술혁신 기업의 원활한 벤처 진입과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벤처확인제도 개편 등 적극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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