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게 IBM과의 제휴가 중요한 7가지 이유

[테크홀릭] 애플과 IBM이 얼마 전 업무 제휴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제휴는 IBM 모바일퍼스트 포 iOS 솔루션(IBM MobileFirst for iOS Solutions)이라는 명칭으로 실시된다. IBM이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앱을 제공하는 한편 이를 탑재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IBM이 고객에게 판매하게 된다. 애플이 기업 시장 분야에서 IBM과 제휴한다는 것 자체가 뉴스거리지만 이번 전략적 제휴는 애플 입장에선 많은 이점이 있다.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이 애플에게 이번 IBM과의 기업용 모바일 서비스 제휴가 중요한 7가지 이유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애플에게 IBM과의 제휴가 중요한 7가지 이유

이에 따르면 첫째는 기업 시장은 아직도 성장 여지가 있다는 것. 팀쿡 애플 CEO는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포춘500대 기업에 선정된 곳 중 97%가 아이폰을 이용하고 98%가 아이패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업이 법인 명의로 iOS 기기를 구입했다는 게 아니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도 수백 대나 수천 대에 이르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계약한 건 아니다. 기업에 강점을 지닌 IBM과의 제휴는 이 분야에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은 기업 시장에 강한 블랙베리에서의 환승 수요다. 해외에선 법인이 지급한 단말기로 블랙베리를 보유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실제로 블랙베리는 끝났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억척스럽게 이 회사가 살아있는 이유는 기업 시장에서 아직도 뿌리 깊은 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휴는 블랙베리에서 환승하려는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다.

다음은 기업 시장이 약한 곳이나 지역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애플은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는 여전히 기업 시장은 개척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북미는 68%, 아시아권은 81%에 이르는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번 제휴를 통해 이들 지역에서 모바일 서비스 보급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은 양사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애플은 장치와 플랫폼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데 뛰어나다. 반면 IBM은 기업과 기업용 대규모 시스템 제공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들을 조합하면 매력적인 엔터프라이즈 서비스가 될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기업 시장에 iOS를 보급하게 되면 OSⅩ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업에서 지급하는 PC가 맥인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 하지만 보통 회사가 지급하는 PC는 윈도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기업용 모바일 서비스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제공하게 되면 회사 내에서 PC도 윈도에서 맥으로 전환하려는 검토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 다만 사내 인프라가 윈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식의 환승은 상당히 어렵다. 큰 기대를 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법인용 디바이스를 iOS로 제공하면 장기적으로는 윈도에서 맥으로 갈아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은 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구글앱스에 대항하는 것이다. 현재 엔터프라이즈 분야 점유율은 iOS가 안드로이드를 상회한다고 한다. 하지만 구글앱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양상을 저지하는 데에도 이번 제휴가 애플 입장에선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은 개인 단말도 iOS로 전환할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땐 주위 사람이 많이 쓰거나 평소에 익숙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회사 내에서 이용하는 모바일 서비스가 iOS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개인이 이용하는 개인 단말도 iOS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업용 시장 진입이 개인용 시장 확대로 이어지는 등 애플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혜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애플은 개인용 시장에선 열성적인 팬이 자발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이젠 애플의 성장은 둔화된 상태다. 반면 구글 안드로이드는 강력한 경쟁자가 됐다. 애플 입장에선 엔터프라이즈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공략을 위한 파트너가 필요했다.

재미있는 건 애플 자신이 예전에 빅브라더로 표현했던 IBM을 택했다는 것이다. 물론 1984년 애플이 조지 오웰의 소설 속 독재자로 은근히 비판했던 IBM은 당시처럼 PC를 판매하지 않는다. 이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기업이다. 애플 입장에선 과거의 독재자는 이젠 매력적인 파트너가 된 것이다. 팀쿡 애플 CEO 역시 애플과 IBM이 전혀 충돌하는 게 없으며 함께 손을 잡으면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상우 기자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