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방사광 가속기 고압 실험으로 지구 대기의 ‘제논 고갈’ 현상을 규명했다. 연세대 측은 연구결과가 지구 진화과정에서 대기의 조성과 암석 순환의 새로운 연관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22일 밝혔다.
지구와 화성의 대기 중에는 불활성 기체인 제논 가스의 농도가 다른 행성에 비해 20배 정도 고갈된 ‘제논 고갈(Missing Xenon)’ 현상이 관찰된다. 지금까지 제논 고갈의 원인은 초고온고압 환경인 맨틀이나 핵에 제논이 잡혀 있는 결과라고 추정돼 왔다. 이 고수 팀은 이 가정을 다이아몬드 고압기와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해 증명했다.
연세대 측은 지구과학의 오래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압 실험을 전문으로 하는 광물학자와 나노미터의 세계를 연구하는 화학자, 그리고 방사광 가속기 등 첨단 물성측정 장비를 활용하는 물리학자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 대상과 방법은 서로 달라도 학문 분야 간 융합 연구가 지구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연구결과로 이어진 좋은 사례라는 말이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 팀의 주도로 미국 스탠포드가속기연구소,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나노센터가 함께 했다. 미국 리버모어연구소의 신현채 박사 팀과 미국 알곤국립연구소, 포항가속기연구소, 중앙대학교 물리학과 최광용 교수가 협력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온라인을 통해 7월 20일 공개됐으며, 9월호 인쇄본에 출간될 예정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