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직도입 공기업까지 확대... 경영정상화 요구에 가스 도입경쟁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이 민간에서 발전공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발전회사 비용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LNG 도입비용을 낮춰 경영정상화를 꾀한다는 목적이다. 지금까지 정부에서는 공기업의 직도입 참여를 제한해왔다.

한국중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이 LNG를 직접 들여오기로 한 데 이어 한국동서발전도 직도입에 나선다. 동서발전은 LNG 저장탱크와 인수기지 이용을 위해 관련 기업과 협력할 예정이다.

인수기지와 저장탱크는 직도입 사업자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조건으로 직접 짓거나 빌려 쓸 수 있다.

도입 시기는 2019년으로 울산복합 5호기 건설에 맞추기로 했다. 현재 건설 마무리 단계인 울산 복합화력 3, 4호기에는 이용할 수 없다. 새로 짓는 발전소나 공장에만 직도입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발전회사들이 LNG 직도입에 나서는 것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다. 가정용과 산업용, 발전용 모두 수요와 상관없이 평균가격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수요량이 일정한 발전용은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싸다는 것이다. 가정용은 여름철 수요가 낮아 사실상 수요가 일정한 발전용이 교차보조해주는 형태다. 가스공사 도입가격 수준만 맞춰도 훨씬 이익이라고 발전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부에서도 입장을 바꿔 공기업의 직도입 참여를 허용하는 등 가스부문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유는 같다. 가스공사와 발전회사 간 LNG 도입 경쟁으로 효율성을 높이라는 것이다. 지난 정부 때만 해도 공기업의 LNG 직도입 참여를 불허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발전5사가 LNG 직도입을 추진했으나 가스공사 공급처 선점과 인수설비 미확보로 사업을 포기했다. 2006년과 2009년에도 정부의 LNG 도입권 가스공사 일원화와 발전5사 공동도입 실패로 무산되기도 했다.

발전5사 중 3곳이나 직도입에 참여하면서 LNG발전소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생존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직도입으로 인해 발전소 운영비용 80%를 차지하는 연료비를 줄일 수 있으면 발전원가가 저렴해져 발전기가 우선적으로 가동된다. LNG발전소는 원전이나 석탄화력처럼 24시간 운전하지 않고 전력사용량이 높을 때만 제한적으로 가동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규모 기저부하 증설로 지난해 80% 수준이던 LNG 가동률이 2017년 30%, 2020년 20% 등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이들 발전5사나 민간발전사 모두 효율경쟁만 해왔다. 가스공사에서 공급해주는 가격이 가정용이나 산업용, 발전용 다 같았기 때문이다. 새 발전소가 무조건 유리한 상황이었다.

발전회사 관계자는 “발전원가가 쌀수록 가동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 LNG 직도입으로 발전원가를 낮추는 것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