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가구 제조업체인 A사는 최근 출시한 신제품이 예상을 뛰어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제품이 너무 잘나가게 되자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 주문이 너무 몰리다 보니 공장 출하 시간이 지연됐고, 그로 인해 약속했던 배송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고객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급기야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걷잡을 수 없는 소비자의 불만, 과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잠깐 생각해보자. 당신이 A사의 사장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출하 기간을 줄이는 방법만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출하기간을 무리하게 줄이다 보면 제품의 품질이 급격히 나빠진다거나 생산과정에서의 무리한 작업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각을 통한 창조적 해결책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돕는 창조적 사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통찰의 3단계’ 기법이다. 제1 단계는 ‘문제 정의’, 2단계는 ‘문제의 숨은 본질’, 3단계는 ‘문제 해결’로 구성된 ‘통찰의 3단계’를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OTIS의 사례로 짚어보자.
1900년대 초 OTIS는 고객들로부터 엘리베이터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불평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여기서 ‘느린 엘리베이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평한다’는 것이 1단계의 ‘문제 정의’에 해당한다. 2단계에서는 ‘문제의 숨은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정의된 문제를 표면적으로만 보지 않고, 숨겨진 본질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단계다. 이 경우에는 엘리베이터 속도 문제가 아니라 ‘엘리베이터라는 막힌 공간 속에서 기다리는 지루함’이 진짜 문제였다. 마지막 3단계 ‘문제 해결’에서는 소비자 불만에 자리한 숨은 본질을 해결해야 한다. 즉 느린 속도가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좁은 엘리베이터 공간 속에서 지루하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해결책으로 생각해낸 방법이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붙이는 것’이었다. 거울을 보는 데 정신이 뺏긴 고객들은 지루함을 잊어버릴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통찰의 3단계 기법을 통한 문제해결법이다.
다른 사례로 일본의 가전제품 회사 다이이치는 가전제품이 잘 팔리지 않아 고민이었다. 이 역시 통찰의 3단계로 해결했는데, ‘가전제품이 예상보다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1단계 ‘문제 정의’에 해당한다. 2단계 ‘문제의 숨은 본질’은 많은 소비자가 가전제품을 사기 싫은 것이 아니라, 사고 싶어도 집에 보관할 공간이 없어서 사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일본은 땅값이 비싸서 대부분 작은 평수의 집에 살고 있어서 사더라도 놓을 곳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이이치는 여름에는 겨울용 가전제품, 겨울에는 여름용 가전제품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BMW의 미니쿠퍼는 깜찍한 디자인으로 출시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다 보니 주문이 밀려 차를 받기까지 4개월에서 6개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자 고객들의 불평이 폭발했고, 주문을 취소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이 문제에 통찰의 3단계를 적용하면, 통찰의 1단계인 ‘문제 정의’로는 소비자가 주문 후 오래 기다려야 해 불평한 것이다. 2단계 ‘숨은 본질 파악’을 위해 소비자들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그들은 실제 차가 필요해서라기보다는 언제 올지 모르는 막연한 기다림이 답답해 불평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BMW는 소비자에게 주문한 미니쿠퍼가 공정 중 어떤 단계에 와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사진으로 찍어 엽서로 보내줌으로써 실제로 소비자의 불만을 효과적으로 잠재울 수 있었다.
문제 상황의 A사도 BMW의 방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예컨대 ‘당신을 위한 부엌 가구가 오늘 처음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3개월 후에 당신은 그 멋진 가구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신의 부엌 가구에 예쁜 색으로 옷을 입히고 있습니다. 1개월 후에 당신은 그 멋진 가구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은 내용의 편지를 사진과 함께 정기적으로 보냄으로써 고객의 답답함과 지루함을 효과적으로 달랠 수 있을 것이다.
공동기획: 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불만으로 으르렁거리는 고객, 창조적으로 해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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