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 대금결제 `엔화↓위안화↑`

우리 기업들이 상품을 수출하면서 대금을 엔화로 받는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의 엔화 결제 비중은 올해 2분기 3.1%로 집계됐다.

이는 100만원어치를 수출했을 때 3만1000원을 엔화로 받았다는 뜻으로,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92년 이후 비중이 가장 낮다. 수출의 엔화 결제 비중이 낮아진 것은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이 엔화 결제를 회피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입 결제 대금 중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분기 5.7%로, 역대 최저치였던 전분기 비중보다 0.4%포인트 증가했다.

수출입의 엔화 결제 비중이 축소되고 있지만 위안화 결제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이 상품을 수출하고 대금을 위안화로 받은 비중은 2011년 0.1%에서 올해 상반기 0.4%로 상승했다. 상품을 수입하면서 대금을 위안화로 낸 비중은 같은 기간 0.03%에서 0.13%로 확대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군이 중국 현지법인과의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를 늘린 것으로 추정한다”며 “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생기면 결제 비중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2분기 수출 결제 대금에서는 미국 달러화의 비중이 85.8%로 가장 높았다. 전분기와 비교해 0.9%포인트 늘어났다. 유로화 비중은 5.6%, 원화는 2.1%였다.

같은 기간 수입 결제 대금에서 달러화 비중은 83.9%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유로화(5.7%), 엔화(5.3%), 원화(4.0%)가 뒤를 이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