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안전기술 ‘프리 세이프(PRE-SAFE)’가 올해로 개발 15주년을 맞았다. 2002년 S클래스를 통해 처음 선보인 이 기술은 능동과 수동 안전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에는 수동 안전 개념이 대세였다. 안전벨트가 대표적이다. 사고가 난 뒤 피해를 줄여보자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전자기술의 도움을 받은 능동 안전 개념이 득세하고 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은 운전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차가 스스로 사고를 막는다.
벤츠의 프리 세이프 기술이 능동과 수동 안전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말은 이 두 기술을 결합했다는 뜻이다. 즉 능동 안전 시스템을 통해 사고 징후를 파악하면 이 정보를 공유, 동시에 수동 안전 시스템까지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벤츠는 사고 징후 파악에 전자자세제어장치(ESP)와 브레이크 어시스트(BAS)를 활용한다. 이 장치들이 작동한다는 것은 곧 사고가 임박했거나 매우 위험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ESP와 BAS가 작동할 때 안전벨트를 자동으로 당겨주고 시트를 뒤로 이동시켜주며, 창문과 선루프를 닫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한다.
지난 1일 경기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된 신형 C클래스 드라이빙 데이에서 프리 세이프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속 70㎞ 주행 중 브레이크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핸들을 급격히 좌측으로 틀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모든 장치가 즉각 작동하면서 차 자세가 직선 방향으로 회복되고 안전벨트가 조여졌으며, 시트가 뒤로 이동했다.
프리 세이프는 벤츠 상위 모델뿐만 아니라 A클래스부터 S클래스까지 16개 전 모델에 적용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교통사고 연구팀은 전체 교통사고 중 3분의 2 이상이 다가올 위협이나 충돌에 대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 실험을 통해 정면 충돌 시 프리 세이프를 통해 심각한 부상 위험을 4분의 1로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