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혁신의 메카를 가다]<3>아주대 국방전술네트워크 연구센터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이 처음 나온 곳은 군대 통신망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시계에까지 들어가는 위성항법장치(GPS) 기술도 미국 국방부 주도로 개발됐다. 군대와 IT의 융합은 필연적이다.

2013년도 ITRC포럼 전시회 모습, 아주대 센터가 개발한 전술데이터링크 16K를 접목한 비행시뮬레이션 구현 모습.
2013년도 ITRC포럼 전시회 모습, 아주대 센터가 개발한 전술데이터링크 16K를 접목한 비행시뮬레이션 구현 모습.

아주대학교 국방전술네트워크 연구센터(이하 아주대 센터)는 다가오는 ‘네트워크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에 대비한 국방전략 개발과 전문 인력양성을 담당한다. NCW는 현대전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전투 공간에서 파악 가능한 모든 요소를 효과적으로 연계해 정보의 우월성을 확보하고, 이를 전투력으로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주대 센터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각 군 본부 등의 국방기관, 방위산업체와의 협력해 국방통합전술네트워크를 위한 연구는 물론이고 석·박사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과거 전투에서는 전투기, 탱크와 같은 각 무기전력의 정보교환이 음성으로만 이뤄졌다. 정보의 양과 정확성에 한계가 있었다. NCW에서는 IT를 이용해 각 전력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다량의 정보를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전달, 작전 지시와 지원 요청을 한다.

예를 들어 센서나 레이더가 탑재된 무기가 목표를 찾아내고 감시와 정찰한 뒤, 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모든 무기체계에 네트워크가 들어가고 정보처리 프로세서가 활용된다. IT가 미사일, 항공기, 포 등 무기체계 어디든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무기 간 상호운용성도 중요해졌다.

임재성 센터장(소프트웨어융합학과 교수)은 “현대전에서는 군도 군인 숫자는 줄이면서 전투역량은 더 키워야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재래전에서 컴퓨터는 사무용으로만 쓰고, 통신도 무전기로만 썼지만, IT 융합이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은 군대도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인과 민간인이 함께 연구하며 시너지를 내는 것은 아주대센터의 독특한 풍경이다. 아주대는 국방부와 학군 협동교육 프로그램으로 대학원에 NCW 학과를 만들었다. NCW 학과를 다니던 대위, 소령이 일반인에게 생소한 국방전략이나 전술, 전투 개념을 IT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센터에 합류했다. 군인 출신 박사도 7~8명을 배출했다. 일반 연구원도 특화된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방업체가 선호하는 우수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아주대가 1990년대 말부터 정보통신대학원에서 군관계자를 교육하면서 군과 인연을 맺으며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쌓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주대 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정한 대학 IT 연구센터 중 유일하게 국방에 특화된 연구센터다. 주관기관인 아주대를 중심으로 고려대, 광주과학기술원, 홍익대 등 4개 대학 10여명의 교수와 8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한다.

임 센터장은 “국가 경제능력이 커질수록 안보능력의 중요성도 높아진다”며 “IT가 빠르게 발달하는 만큼 군, 기업, 학교가 모두 협력해 융합 기술 개발에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임재성 센터장

-군 관련 네트워크 기술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일반 상용화된 브로드밴드와 달리 생존성, 저탐성, 항재밍(Jamming:전파방해) 성능에 속도까지 갖춘 네트워크 신뢰성이 중요하다. 전투 상황이기 때문에 지형지물이 많거나 도달거리가 길고, 적이 항상 우리 네트워크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주력으로 개발하는 것은.

▲NCW 환경에서는 실시간 전술정보 분배, 지휘통제를 하는 무기체계인 합동데이터링크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의 ‘Link-16’이 대표적으로, 우리는 한국형 합동전술데이터링크체계 ‘Link-16K’를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GPS가 무력화됐을 때 쓸 수 있는 위치탐지시스템 개발도 주요 과제다.

-ITRC센터 연구의 장점이 있다면.

▲우리 대학은 물론이고 여러 대학의 교수가 연구를 위해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다. 융합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다른 학과 교수도 참여한다. 단위 과제 연구는 1~2명이 진행하지만, ITRC는 많은 교수가 모여 연구개발을 하기 때문에 시너지가 더 크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