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막으면서 투자자 혜택은 늘리기 위한 증권가의 ‘빅데이터’ 열풍이 거세다. 빅데이터를 실전 업무에 활용해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사기방지’ ‘보안’까지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증권 사기방지 업무에 빅데이터 기법을 적용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잇따라 착수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 등이 자산관리와 마케팅 등에 빅데이터 기법을 적용한데 이어 증권가의 빅데이터 활용은 급증할 전망이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개발하는 사기방지시스템(FDS)에 빅데이터 기법을 적용키로 했다.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의무 설치해야 하는 FDS에 징후 포착을 위한 데이터 분석에 하둡·알(R) 등 빅데이터 엔진 플랫폼을 접목한다. 증권 계좌를 악용한 각종 사기와 의심 거래 예방이 목표다. 각종 로그 데이터를 써서 사기 패턴을 축적·분석하고 실시간 감지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상반기 증권사 입출금 계좌가 금융사기에 악용된 사례는 속출했다. 증권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악용된 사례가 3월말 대비 6월 300건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해커뿐 아니라 사기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 행위 포인트를 관리해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2월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빅데이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고객정보 유출방지, 내부 시스템 관제 등 보안 영역에도 적용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여러 차례 개념증명(POC)을 거쳐 실용화 수준 도달 여부를 확인한 결과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가을까지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시스템 도입을 위한 선정 작업을 이달까지 완료하고 개발 과정을 거쳐 10월 가동할 계획이다.
이들 증권사는 이상징후 포착을 위한 빅데이터 적용을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차후 투자자의 거래현황과 거래상품을 분석해 매치해주는 ‘금융상품 추천’ 등으로 빅데이터 활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 예측모형’을 첫 개발해 자산관리 업무에 적용해 왔다. 투자·거래 내역, 선호 방식과 거래 패턴, 상품 변화추이 등을 분석해 투자자를 분류하고 마케팅·상품 추천 등에 활용한다.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제조기업과 신한카드 등 카드사의 빅데이터 활용 시도가 증권업 불황으로 IT예산이 줄어든 증권가까지 확산되고 있다.
증권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스콤도 빅데이터 센터 설립을 계획하고 있어 활용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뉴스를 비롯해 각종 증권 데이터를 추려 주가 흐름을 가늠하는 ‘빅데이터 기반 주가예측 시스템’을 센터 출범과 함께 증권사에 보급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펀드 등 증권업에 맞는 금융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자본시장을 위한 빅데이터 센터를 설계 중이며 증권사 대상 서비스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별 대표적 빅데이터 적용 현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