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이미 대형 IT기업이 상당기간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일부 기업은 은행과의 업무 제휴나 은행업 인가 등을 통해 금융상품 판매와 카드발행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요들리(Yodlee), 모벤(Moven) 등 미국 금융기술 벤처들은 금융소비자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하나의 화면에서 자신이 거래하는 모든 금융계좌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구글·페이팔·알리바바·텐센트 등 세계적 IT기업 역시 소비자의 전자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은행업 면허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미국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결제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알리바바는 은행·증권을 포괄하는 금융 서비스업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 전자상거래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한 사건이 하나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새로 출현한 ‘구매(Buy)’ 버튼이 주인공이다. 이 버튼을 활용하면 SNS 사이트를 벗어나지 않고도 물건 구입이 한 번에 가능하다. 카드 결제 정보를 한번만 입력하면 차후에 다시 결제할 수 있다. 정보 저장 여부는 선택하면 된다.
트위터는 결제서비스 기업 ‘카드스프링’을 인수하기로 했다. 카드스프링은 유통사에 신용카드와 연결된 디지털 쿠폰, 가상 포인트, 로열티 프로그램 구매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국 IT매체 인포메이션위크는 “트위터가 카드스프링 인수에 대한 자세한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잠재성은 뚜렷하다”며 “만약 옷을 소개하는 트윗이 있다면 바로 클릭하거나 답장을 해 할인을 받거나 신용카드 결제와 연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기업의 다양한 시도는 진행형이다. 지난 4월 페이스북은 영국에서 현금을 보관하고 지불하거나 누군가에게 송금도 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프트카드를 구입하고 선물도 할 수 있다. 5월에는 트위터가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트위터 피드에서 쇼핑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의 ‘크로스 보더(Cross Border·국제결제사업)’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7개 기업과 손잡고 온라인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무담보 대출 서비스를 내놨다. 알리바바는 최근 중국판 트위터 ‘시나 웨이보’와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 서비스 ‘웨이보 페이먼트’도 공개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 서비스가 가진 결제 기능을 위협할 태세다. 웨이보 사용자가 메시지 클릭만으로 직접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 ‘자오차이바오’란 자산관리플랫폼을 내놓고 다양한 정기 투자상품을 출시했으며 자회사인 알리페이도 ‘위어바오’라 불리는 온라인 펀드 등 금융상품에 변액생명보험까지 팔고 있다.
가장 무서운 점은 아시아 시장 등지에서 가진 이들 SNS 사업자의 ‘플랫폼’ 경쟁력이다. 지난 4월 페이스북의 인도 사용자는 이미 1억명을 돌파해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텐센트 ‘위챗’은 실 사용자가 4억명을 넘어서며 알리바바는 자국 시장의 80%를 점유한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보유하고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