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월가를 지배하는 블룸버그 메신저 의존도를 줄이고자 자체 메신저 수단을 개발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골드만삭스가 일명 ‘배블(babble)’이라 불리는 자체 메신저 수단을 개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동안 월가의 대형 은행들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창립한 거대 금융정보서비스 회사 블룸버그 LP가 제공하는 메신저 서비스에 의존해왔다.
‘인스턴트 블룸버그’란 이름의 블룸버그 내부 메신저 서비스는 월가 은행가와 증권거래인들이 연금펀드나 헤지펀드, 자산운영사 등의 고객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주요 통로로 이용됐다.
하지만 연간 이용료가 2만 달러(약 2000만 원)가 넘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는 월가 은행들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블룸버그 기자들이 은행가의 뒤를 캐려고 이 메신저 사적인 단말기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블룸버그와 대형 은행 간 갈등이 고조됐고 골드만삭스의 자체 메신저 개발 추진으로 이어졌다. 이후 블룸버그가 이 문제를 사과하면서 양사 관계가 회복되는 듯했으나 골드만삭스가 자체 메신저를 개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긴장관계가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블룸버그 기자들의 단말기 데이터 이용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던 JP모건도 배블 개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측은 관련 언급을 거절했다.
한편 그동안 다른 경쟁 은행들도 메신저 서비스 분야에서 블룸버그 지배 체제를 깨려고 노력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배블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도 미지수라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