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몸 속에서 녹는 금속 나사’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이르면 올 연말 상용화될 전망이다. 골절 수술에 사용되는 금속 고정핀을 대체해 2차 수술 과정을 없앨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은 석현광 KIST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장이 개발한 ‘생체분해성 금속’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임상 최소 요건 충족을 앞뒀다고 27일 밝혔다.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부터 아주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해 지금까지 30여명의 환자가 생체분해성 금속을 활용한 수술을 받았고, 현재까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시험을 통과하려면 최소 32명의 사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미 이 조건은 충족한 셈이다.
통상 6개월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야 이상이 없는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32번째 환자 예후에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으면 임상 최소 요건이 충족된다.
생체분해성 금속은 체내 이식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분해돼 사라지는 소재로 골절 수술에 쓰이는 고정핀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이식 후 6개월~24개월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뼈가 아문 후 고정핀을 제거하는 2차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기존 고정핀 소재로 쓰이는 타이타늄은 강도가 높아 골절 부위를 고정하기에는 좋았지만, 2차 수술을 통해 제거해줘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대로 둬도 독성은 없지만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생체분해성 금속은 이미 체내에 존재하고 있는 마그네슘에 칼슘을 섞어 만들어 인체에 해가 없고 체내에서 분해된다. 충분한 강도와 느린 분해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개발 과정에서의 관건이었다.
아직 타이타늄보다는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리뼈 등 힘을 많이 받는 부위에는 사용할 수 없다. 임상시험도 힘을 덜 받는 손가락 골절 환자 위주로 시행했다. 강도를 개선해 적용 부위를 넓히는 것이 과제다.
석 단장은 “강도를 높이고 면적을 넓히는 후속 연구를 통해 성능을 개량할 것”이라며 “활용범위는 후속 연구에 따라 차차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