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서 28개 건설사 담합…과징금 4355억원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에서 대규모 입찰 담합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담합한 대림산업·대우건설·삼성물산·GS건설 등 28개 건설사는 총 4355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09년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와 관련 최저가낙찰제 13개 공구, 대안 3개 공구 및 차량기지 공사에서 총 3조5980억원의 입찰 담합을 적발·제재했다고 27일 밝혔다.

대림산업 등 빅7 건설사는 호남고속철도 노반 신설공사 13개 공구 최저가낙찰제 공사와 관련 2009년 6월경 13개 전체 공구를 분할해 낙찰받기로 계획했다. 빅7 건설사를 포함한 총 21개 업체는 1차 입찰공고일 이전 전체 13개 공구를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 배정될 공구 수를 정했다.

이후 추첨을 거쳐 공구별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정하고 다른 입찰참가자는 들러리를 서주기로 합의했다. 낙찰예정자 13개사는 1차 입찰일인 2009년 9월 22일 이전 설계금액 대비 76%대가 되도록 사전에 입찰가격을 합의했다. 나머지 7개 건설사는 공구 분할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1차 입찰일인 2009년 9월 22일 이전 빅7 건설사나 낙찰예정자의 들러리 요청에 합의·실행했다.

1-2공구 공사와 관련 삼성물산과 SK건설은 2009년 10월경 투찰가격을 정하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했고, 11월 초 투찰가격을 상호협의하에 정했다. 또 입찰에 참여한 경남기업으로 인해 투찰가격이 하락될 것을 우려해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경남기업과 들러리 합의를 했다.

2-3공구 공사에서 현대건설은 경쟁사로 참여한 동부건설에 실행률·투찰률·투찰방침 등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들러리 입찰참여를 제의했다. 이에 동부건설은 회사 기밀에 속하는 실행률·투찰방침 등을 알려줘 현대건설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사실상 들러리를 서줬다.

4-2공구 공사에서는 GS건설,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이 피심인별 투찰률과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하고 입찰에 참가했다. 차량기지 공사와 관련해서는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물산이 사다리타기로 추첨해 투찰률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43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저가 13개 공구 입찰담합과 관련 15개 법인과 7명의 개인을, 대안 3개 공구 및 차량기지 입찰담합 관련 9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