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와 금융위원회가 28일 정부가 전자상거래 활성화 3단계 조치를 내놨다. 핵심은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이다.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페이팔과 중국 알리페이처럼 소위 ‘간편결제’를 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30만원 이상 결제시 관행적으로 공인인증서만 요구하던 제도도 개선, 결제금액에 상관없이 소비자가 휴대폰 인증과 같은 다른 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담았다. 신용카드 정보 저장을 지불결제대행업체(PG)에 허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로서의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1, 2단계 조치가 시장에 착근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지난 5월 20일 전자상거래에서 카드 결제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을 폐지했다. 이후 30만원 규제도 풀었다. 본인확인 대체수단도 추가로 승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결제에 대한 불만과 불편이 해소되지 않는다. 내국인의 경우 전자금융사기, 보안성 등을 이유로 카드사가 여전히 30만원 이상 결제시 공인인증서를 요구한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는 카드사에 대한 무언의 압력으로도 보인다. 카드사들이 공인인증서 대체수단 도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카드사로선 보안성을 검증하지 않은 간편결제를 도입하다 대형사고가 터지면 책임을 면키 어렵다. 실제 국내 주요 카드사들은 보안을 이유로 신용카드 정보를 PG사가 보유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온라인 거래 및 모바일 거래에서 보안과 편리성은 양날의 칼이다. 동전의 양면성을 지닌다. 규제완화 미명하에 편리성을 추구하다 보면 자칫 사기, 부정행위 등 전자금융사기 피해를 부른다. 정책 당국이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정책 실효성은 높이되, 철저한 보안점검을 통해 결제수단을 승인해야 한다.
이른 바 ‘천송이 코트’ 논란으로 시작한 공인인증서 대체수단 논의의 본래 의도를 되새겨 봐야 한다. 무작정 공인인증서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천송이 코트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 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