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이란 모니터 같은 장치 특성과 성질에 맞춰서 색온도와 컬러 균형 등을 비롯한 특성을 조절해서 일정한 표준으로 보이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데 모니터에서 캘리브레이션 기기는 비싸니 그냥 눈으로 보고 프로그램 같은 것으로 맞추려는 경우가 있다.
예전에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어도비 감마(Adobe Gamma)라고 불리는 눈으로 맞추는 시각 기반 캘리브레이션 툴이 제공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소프트웨어는 CS3부터 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눈으로 맞추는 프로그램을 기본 제공한다.
하지만 LCD 모니터에선 절대로 이렇게 캘리브레이션을 해선 안 된다. 어도비가 CS3 이후 더 이상 어도비 감마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런 점에선 마이크로소프트는 참 멍청하다.
LCD 모니터에서 시각을 기반으로 캘리브레이션을 진행하면 무조건 더 악화된 결과만을 초래한다. 이건 필자만 하는 말이 아니다. 컬러매니지먼트의 바이블 격인 브루스 프레이저(Bruce Fraser)의 리얼월드 컬러 매니지먼트(Real World Color Management, Second Edition) 145페이지를 펼치면 과격하게 쓰여 있다.
“시각을 기반으로 하는 캘리브레이션 프로그램은 오직 CRT를 위해 만들어졌다(발광형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PDP나 OLED도 해당된다). LCD 모니터(수광형 디스플레이)에서도 시각 기반으로 모니터를 조정하면 결과가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것만 보장한다.”
이런 류 프로그램이나 테스트 차트로 LCD 모니터를 캘리브레이션하거나 조정하느니 차라리 모니터를 건드리지 말고 쓰라고 권한다.
이유는 이렇다. 이렇게 악화된 결과만 초래하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모니터 디스플레이 특성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오직 모니터가 제공하는 OSD 메뉴 조절 기능을 이용하는 탓이다.
LCD 모니터의 OSD 메뉴 조절 기능이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LCD 모니터에서 밝기를 낮추거나 명암비를 높이거나 R(Red)값을 줄이는 등 조절을 해봤다면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CRT, 발광형 디스플레이만큼 직관적이고 직접적으로 통제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백라이트의 빛을 차단하는 형태로 이미지를 만드는 수광형 디스플레이의 특성이다.
그나마 일부 글로벌 브랜드 모니터의 경우 OSD 조절 기능이 원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대다수 모니터에선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작동하는 걸 흔히 경험한다. 일부 모니터에선 최악으로 작동하거나 아예 작동을 안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라데이션과 그레이스케일 등 톤 재현 특성을 결정하는 RGB 감마 컨트롤은 어떤 문제를 야기할까. 위 그래프는 모니터 톤 재현 특성을 나타난 감마 그래프다. 우리가 흔히 접하던 그래프와는 다른 형태다.
각 톤 영역별 감마가 보는 것처럼 모두 다른 상태에서 이를 평균을 내서 2.2라는 감마값이 나온 것이다. 시각을 기반으로 한 캘리브레이션에서 2.2 감마를 맞췄다고 해서 셰도나 하이라이트 디테일이 원하는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한참 잘못된 생각이다. 셰도 1.8, 하이라이트 2.6이 나와도 평균 2.2 감마일 테니 말이다. 따라서 모니터 OSD 메뉴를 조정해 톤 재현 특성을 맞춘다는 건 한마디로 넌센스인 것이다.
시각 기반 캘리브레이션 툴(Calibrize)을 보면 이 프로그램 역시 LCD 모니터의 OSD 조절 기능이 완벽하다는 걸 가정하고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콘트라스트 기능을 조절해 셰도와 하이라이트 디테일을 맞추도록 되어 있다. 장담컨대 현존하는 LCD 모니터 중 이 콘트라스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모니터는 찾기 힘들다.
이 툴은 CRT 모니터에서만 쓸 만한 것이다. 하지만 LCD에선 절대 안 된다. 직접 써보고 모니터 OSD 메뉴의 콘트라스트 조절 기능으로 맞춰보면 다른 디테일 구간에선 더 많은 반사 손실이 발생한느 걸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눈으로 맞추는 캘리브레이션을 쓰겠다? 테스트 차트 같은 걸로 모니터를 조정해보겠다? 차라리 캘리브레이션을 하지 말 것을 권한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김환 교수 / 컬러테크연구소 techholic@etnews.com